내일 첼랴빈스크서 표 대결… 정부ㆍ전북도ㆍ무주군 총력전
태권도 종주국 한국이 6년 만의 세계 대회 유치에 도전한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이 10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2017년에 열릴 제23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최지를 결정하는 가운데 전북 무주와 터키 삼순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세계태권도선수권 대회는 1973년 시작해 2년마다 열린다. 태권도에서는 가장 오랜 전통과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국제대회다.
12일부터 첼랴빈스크에서 열릴 올해 대회에는 136개국에서 875명의 선수가 참가해 남녀 각 8체급에서 총 16개의 금메달을 놓고 18일까지 7일간 열전을 벌인다. 세계연맹 집행위원회는 조정원 총재를 비롯해 명예부총재 2명, 부총재 4명, 사무총장 1명, 위원 22명, 당연직 위원 4명 등 총 34명으로 구성된다.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최지를 결정하는 투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조 총재와 후보 도시가 속한 국가의 집행위원(한국 3명, 터키 1명)을 제외한 29명의 집행위원이 투표권을 갖는다. 세계연맹은 이 가운데 22, 23명이 이번 집행위원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석한 집행위원의 과반 득표를 하면 2017년 대회 개최지로 선정된다. 집행위원들의 비밀투표에 앞서 후보 도시는 마지막으로 집행위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15분씩의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다. 영문 국가명의 알파벳 순서에 따라 무주가 먼저 프레젠테이션에 나선다.
무주와 삼순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주는 7,000만 세계 태권도인들의 성지인 ‘태권도원’을 앞세워 표심을 얻는다는 복안이다. 4,500석 규모의 세계 최초 태권도 전용 T1경기장과 1,400명이 머물 수 있는 연수원, 세계 최대 규모의 태권도 박물관 등이 모두 한 자리에 있어 세계대회를 유치하기에는 최상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회 유치를 위해 8일 현지로 떠난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도착하자마자 세계태권도연맹 집행위원 등을 상대로 적극 홍보 활동을 시작했다. 이연택 유치위원장과 김광수 전북도회의장, 황정수 무주군수도 동행했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직접 현지로 건너가 유치 활동에 힘을 보탠다. 무주가 유치에 성공하면 총 22차례 가운데 7번째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가 된다. 한국은 2011년 경주 대회 이후 6년 만의 유치 도전이다.
이에 맞서는 터키는 9월 18일 제6회 세계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를 치르고, 카타르 도하가 개최권을 반납한 올해 월드그랑프리 시리즈 2차 대회도 열기로 하는 등 굵직한 대회를 잇따라 개최하며 적극적으로 ‘태권도 국가’임을 알리고 있지만 아직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연 적은 없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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