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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뇨만 빼고 괜찮다? 무신경이 아버지의 비뇨기암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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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뇨만 빼고 괜찮다? 무신경이 아버지의 비뇨기암 키운다

입력
2015.05.0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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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의 노신사와 젊은 아들이 진료실을 찾았다. 우연히 아버지의 혈뇨증상을 알게 된 아들이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을 방문한 것이었다. ‘소변에 피가 좀 비치는 것 말고는 아무런 증상도 없다’는 아버지의 호언장담과 달리 방광경 검사 결과는 방광암이었다. 내시경 수술에서 방광근육까지 침범한 침윤성암이었지만 불행중 다행으로 복부 CT , 골주사, MRI 검사에서 방광 이외에는 전이 소견이 없었다. 수술을 통해 방광을 절제하고 소장을 사용한 인공방광형성술로 정상적인 배뇨도 가능해졌지만, 검진을 받지 않고 계속 병을 키웠다면 생명이 위험했을 것이다.

불규칙한 식생활, 육식의 증가, 흡연 등의 원인으로 ‘아버지의 암’이라 불리는 남성 비뇨기암의 발병률이 치솟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남성 비뇨기암인 전립선암, 방광암의 증가율은 한국인 사망원인 1위인 위암보다 높은 실정이다. 그러나 급증하는 유병률과 달리 남성 비뇨기암에 대한 아버지들의 인식은 아직 낮은 수준으로 적절한 검진 시기를 놓치고 병을 키우는 사례가 적지 않다. 사실 비뇨기암의 경우 늦지 않게 발견만해도 수술을 통한 완치율이 높다. 이에 따라 평소 비뇨기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다음 세 가지 수칙을 지키는 것이 암의 적절한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된다.

첫째, 비뇨기 건강의 바로미터인 소변 상태를 매일 확인할 것을 권한다. 특히 통증이 없는 혈뇨는 방광암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35세 이상의 남성에게서 혈뇨 증상이 보일 땐 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바로 비뇨기과를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평소보다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빈뇨가 계속되거나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심한 경우에도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둘째, 50대 이상의 남성이라면 매년 정기적인 비뇨기과 검진을 받을 것을 권한다. 전립선암의 경우 혈중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를 확인하는 것으로 선별 검사가 가능해, 50대 이상의 남성이라면 수치에 따라 1~2년에 한 번씩 PSA 검사를 받는 것이 암의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정기적인 검진과 함께 암의 예방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것은 금연이다. 흡연은 방광암의 가장 큰 원인으로 흡연자가 방광암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자의 2~7배이며, 흡연을 일찍 시작하고 흡연량과 흡연기간이 증가할수록 위험도도 높아진다. 반면 금연 후 1∼4년 내에 방광암 발생 빈도의 40%가량이, 25년 후에는 60%가량이 감소한다. 전립선암의 경우 육식의 섭취와 영향이 있어, 채식 위주의 식생활을 하고 전립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콩과 토마토 등의 식품을 즐겨먹을 것을 권한다.

이동현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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