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주도하는 시장에 도전장
국내 시장 3년 뒤 1조원 성장 전망
가구에 어울리는 맞춤형 가전 영업

삼성전자가 붙박이(빌트인) 가전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전세계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빌트인이란 아파트나 원룸 등 건물에 아예 설치돼 있는 가전제품들을 말한다.
전자업계에서는 빌트인 가전 시장을 마지막 공략지로 꼽는다.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냉장고 세탁기 등 단품을 판매하는 생활가전 시장과 달리 빌트인은 아파트 등 건설업체 등을 상대로 대규모 판매를 하기 때문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삼성전자는 7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전기오븐, 식기세척기 등 고급형 빌트인 주방 가전 제품들로 구성된 ‘셰프컬렉션’을 공개했다. 공개 제품들은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개발한 상냉장ㆍ하냉동 2도어 냉장고와 안전하게 조리할 수 있는 인덕션 전기레인지, 최신 성능의 전기오븐, 고급형 식기세척기 등이다. 대부분 200만원대 제품들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미국 유럽업체들이 주도하는 전세계 빌트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석이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 부문 사장은 “현재 4,500억원대 규모인 한국 빌트인 가전 시장은 2018년에 1조원대로 성장할 것”이라며 “국내 빌트인 시장에서 점유율 60%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저렴한 보급형 제품 위주로 형성됐던 국내 빌트인 시장은 최근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부엌 리모델링이 늘어 나면서 고급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여기 맞춰 특화된 고급 제품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여기 맞춰 삼성전자는 그동안 주방 가전 위주로 이뤄진 빌트인 제품군에 에어컨도 포함시킬 계획이다. 윤 사장은 “에어컨은 여름에만 사용하는 가전이 아니라 공기청정기나 가습기 역할까지 겸해 1년 내내 사용하는 제품”이라며 “이런 개념에 맞춰 붙박이로 사용할 수 있는 에어컨을 개발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인테리어 및 가구업체 등과 협업을 통해 전국 1,000여개 유통 상권별 특성에 따라 전시도 색다르게 하고 소비자에게 가구와 어울리는 맞춤형 가전을 제안하는 방식의 영업을 펼칠 방침이다.
윤 사장이 빌트인 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갖는 이유는 1분기에 생활가전 실적이 괜찮았기 때문이다. 윤 사장은 “환율 등 여러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백색가전은 지난해 1분기보다 실적이 훨씬 좋아졌다”며 “미국에선 전년 동기 보다 40% 이상 성장했다”고 말했다. 냉장고와 세탁기 실적도 이사 수요 등과 맞물려 전년 동기에 비해 20~30% 가량 늘었다.
삼성전자는 이번 빌트인 제품을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을 겨냥한 전략 제품으로 삼고 있다. 윤 사장은 “그동안 빌트인 분야에서 해외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많았다”며 “하지만 이번에 출시한 빌트인 제품들은 시장 흐름과 소비자 욕구를 반영해 한 단계 진화한 제품들인 만큼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