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러시아와 역사공조 일본 겨냥해 “역사 망각은 배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2차대전 승전 70주년 열병식 참석을 앞둔 7일 “역사를 잊는 것은 배반을 의미한다”며 러시아와의 역사 공조 강화 메시지를 피력했다.
시 주석은 이날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등 3개국 순방에 나서면서 러시아 관영 일간지 ‘로시이스카야 가제타’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기고문을 게재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시 주석은 ‘역사를 깊이 새기고 미래로 향하자’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중러 양국 인민은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 모든 국가·인민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의 역사를 부인·왜곡하거나 의도적으로 고치려는 시도 및 행위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과거사를 부정하는 일본 측을 겨냥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의 저명 사학자인 클류체프스키의 “역사의 기억을 상실한다면 우리의 영혼도 어둠 속에서 길을 잃고 사라질 것”이란 발언도 소개했다.
그는 파시즘과 군국주의가 저지른 제2차대전을 ‘인류역사상 공전의 재난과 대참사를 초래한 전쟁’, ‘정의와 사악’ㆍ‘광명과 암흑’·‘자유와 노역’ 사이의 전쟁으로 규정하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야만적인 침략자들’에 함께 맞서 싸웠다는 경험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는 유럽의 주요 전장으로서 2,700만명의 사상자를 초래했고 아시아의 주요 전장인 중국은 3,500만명의 민족적 희생을 치렀다”며 “중화민족과 러시아 민족은 모두 위대한 민족으로 우환과 재난을 함께 하며 피로써 전우애를 다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 주석은 “제2차대전의 비통한 교훈은 ‘약육강식’과 ‘밀림의 법칙’이 인류 공존의 길이 아니란 점을 깨우쳐 준다”면서 함부로 전쟁을 일으키고 강압적으로 제패하는 것은 인류 평화의 방법이 아니며 ‘승자독식’과 ‘제로섬 게임’ 역시 인류 발전의 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협력하면 강해지고 고립되면 약해진다”며 모두가 이길 수 있는 새로운 이념 수립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의 정신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러시아를 방문,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리는 제2차대전 승전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다.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회담과 열병식 참석 등을 통해 서방과의 대결에서 보조를 함께하는 양국의 신밀월 관계를 다시 한번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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