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유보 경남도 입장 관심…새누리ㆍ도의회는 ‘수용촉구’
경남도교육청이 경남도의회가 무상급식 지원 예산 중단 사태 해결을 위해 내놓은 선별적 무상급식 중재안에 대해 7일 ‘수용불가’ 입장을 밝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도의회의 선별적 중재안은 교육자인 저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제안”이라며 사실상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박 교육감은 “도의회 중재안에 대한 학부모 의견수렴 과정에서 단기방학, 중간고사 등과 겹쳐 학사일정의 어려움을 겪었고, 행정력 낭비 등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는 등 무상급식 해결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돼 교육청의 입장을 정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 교육감은 이와 함께 “올해 경남의 급식비 재원 2,400억원 중 식품비를 제외한 인건비, 운영비 등으로 1,248억원 전액을 교육청이 부담하고 있다”며 “식품비 중 교육청 부담액인 482억원에 161억원을 추가 편성해 당장 올해만이라도 학교급식을 정상화시키자”고 제안했다.
이처럼 경남교육청이 도의회 중재안을 사실상 거부함에 따라 도의 입장표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경남도는 “경남교육청의 답변 내용을 보고 시ㆍ군과 협의를 거친 뒤 중재안의 수용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중재안 수용여부에 대한 답변 요청에 대해 두 차례나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도의회 역시 박 교육감의 역제안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지도 관심사다.
앞서 경남교육청은 지난 6일 보도자료를 내고 “경남도의회 무상급식 중재안에 대해 교육청은 교육가족들의 의견을 듣고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하지만 경남의 대다수 학교가 이달 초 단기방학, 중간고사 등의 학사일정이 진행되고 있어 도의회가 요청한 6일 안에 답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었다.
교육청은 또 ‘중재안 여론 수렴을 위해 8일까지 학교별로 학부모 총회를 열고 오는 13일 전후로 학부모 설문조사를 마쳐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달 말 일선 학교에 보냈다고 밝혀 빨라야 이달 중순께 수용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교육청은 도의회가 당초 답변 요구시한으로 정한 지난달 24일에도 여론수렴 과정이 필요하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경남도의회는 당초 무상급식 중단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21일 중재안을 내고 도와 교육청에 24일까지 수용 여부를 답변하라고 요구했으나 도와 교육청은 시ㆍ군과 교육단체 등 여론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며 24일 답변을 유보해 도의회는 지난 6일까지 답변해 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이같이 논란의 도의회 중재안은 학부모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도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중재가 무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많았다.
이와 관련, 조우성(새누리당) 도의원은 7일 도의회 본회의 5분자유발언을 통해 “급식문제의 조속한 해결과 무상급식 확대를 바라는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도와 교육청이 대승적 차원에서 중재안을 수용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도민의 복리증진에 힘쓸 책무가 있는 도지사와 경남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이 자신들의 정치적 소신을 내세우며 상대방 탓만 한 채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교육현장의 혼란을 방기한다면 참다운 지도자나 행정가의 모습이 아니다”며 홍준표 지사와 박종훈 교육감의 결단을 촉구했다.
또 새누리당 경남도당도 “도와 교육청은 각 기관의 유ㆍ불리를 따지지 말고 전향적 자세로 도의회의 중재안을 수용할 것을 강력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남도의회는 지난달 21일 초등학생은 소득 하위 70%, 중학생은 소득 하위 50%, 고등학생은 군 및 시지역 읍ㆍ면 소득 하위 50%와 동지역 저소득층을 무상급식 지원대상으로 한 ‘소득별 선별적 무상급식’중재안을 냈다.
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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