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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새 외인의 유일한 조건 '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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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새 외인의 유일한 조건 '방망이'

입력
2015.05.0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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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형 두산 감독(두산 제공)

[잠실=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구상은 다 돼 있습니다."

새 외국인 타자를 기다리고 있는 김태형(48) 두산 감독의 말이다. 김 감독은 7일 잠실 LG전에 앞서 "포지션은 상관없다. 3루수가 됐든, 1루수가 됐든, 외야수가 와도 어떻게 활용할지 구상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밝힌 유일한 조건이 '방망이'다. 김 감독은 "타격만 잘하면 OK다"고 말했다.

성격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는 "남미나 흑인 선수들이 다혈질이긴 하지만, 야구만 잘한다면 모른 척 눈감아줄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남미 선수들은 보통 힘과 스피드를 겸비하고 있다. 힘만 갖고 있는 미국 선수들보다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당연한 얘기처럼 들리지만, 외야수로까지 범위를 확대한 건 다소 의외다. 두산은 좌익수 김현수-중견수 정수빈-우익수 민병헌으로 이어지는 굳건한 외야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김현수와 민병헌은 국가대표, 정수빈은 리그에서 수비 범위가 가장 넓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내야수 용병'을 고집하지 않고 있다. 빼어난 타격 능력만 갖췄다면 야수진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시원한 장타 능력을 보유한 거포가 간절하다는 얘기다.

김 감독의 이러한 판단은 토종 선수 가운데 확실한 4번 타자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는 퇴출된 루츠가 1군 엔트리에서 사라지며 홍성흔, 양의지, 김현수 등을 번갈아 4번으로 기용해 봤다. 하지만 유독 4번에 찬스가 몰리고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불운이 겹치면서 선수가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 반복됐다.

김 감독은 "3번은 파워와 컨택트 능력을 두루 갖춘 타자가, 4번은 삼진을 먹더라도 중요할 때 큰 것 한 방 쳐주는 선수가 맡는다"며 "리그에서도 박병호(넥센) 정도만 확실한 4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4번이 쉬운 자리는 아니다"고 말했다. 여기에 프랜차이즈 스타 김현수의 경우, 컨택트 능력이 워낙 좋아 3번에서 더 위력을 발휘한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새 외인이 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보통 미국 트리플A에서 선수를 물색하는 데 지금의 이른 시점에 선수를 내줄 팀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선수 본인도 빅리그 진입이라는 꿈을 일찍 포기할 리도 없다. 김 감독도 "5월 안으로 오면 정말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트리플 A도 개막한지 이제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며 다음 달까지 영입이 마무리되지 않겠냐는 전망을 내놓았다.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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