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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붐 통해 관광 활성" vs "카지노 접근 쉬워져 중독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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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붐 통해 관광 활성" vs "카지노 접근 쉬워져 중독 양산"

입력
2015.05.07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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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적 출입으로 부작용 최소화" 정부, 건전한 레저 수단 주장

"복합리조트까지 빗장 풀릴수도" 전문가들, 사행산업 기승 우려

해수부 "엄격 제한" 석달 만에 뒤집기 / 문체부 반대 입장 부처 갈등 소지도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이 7일 ‘크루즈산업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내국인의 선상 카지노 이용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그간 잠잠하던 카지노 확대 논란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크루즈 관광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찬성론과 “카지노 접근성을 높여 중독자만 늘릴 것”이라는 반대 의견이 공존하는 만큼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적잖은 마찰이 예상된다.

해수부는 선상에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는 ‘오픈카지노’가 등장하면 사업 시행 초기 크루즈 관광 바람을 일으키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국민 대상 크루즈 관광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카지노를 적극 이용할 수 있어 모객 효과와 동시에 사업 안정화에 소요되는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수부는 2013년 기준 전 세계 크루즈관광객이 2,098만명으로 시장규모가 3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카지노 입장을 크루즈 선상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기 때문에 건전한 레저수단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 해수부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마리나베이센즈’ 등 복합리조트의 경우 수익의 70~80%가 카지노에서 발생하는데,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점도 한 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강원랜드는 2005년 8,10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이 3년 뒤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1조4,900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카지노가 경마, 경륜 등과 더불어 전형적인 사행산업으로 불리고 있고 도박 중독같은 부작용이 여전한 점을 감안하면 내국인의 선상 출입 허용이 산업 활성화 효과보다는 사회문제를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팽배하다. 서원석 경희대 교수는 “앞으로는 강원랜드가 아닌 크루즈 모항이 될 인천 부산 제주 등에서도 승선해 카지노를 이용할 수 있게 되므로 접근성이 매우 좋아지고 그만큼 중독자를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간 내국인 카지노 출입이 철저히 금지된 국내 복합리조트의 빗장도 열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인천 영종도 부산 등에서 외국인 투자를 받아 운영 중이거나 투자를 검토중인 복합리조트들이 당국에 규제완화를 이유로 내국인 입장 허용을 요구할 경우 정부가 버틸 명분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해수부의 선상 오픈카지노 설립 추진 과정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해수부는 2013년부터 크루즈와 마리나산업 육성을 부처 핵심 과제로 선정하고, 특히 선상 오픈카지노에 강한 집착을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수면 아래 묻어뒀다가 세월호 1주년이 지나고 인양 결정과 함께 세월호특별법 시행령까지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재빨리 다시 꺼내든 것이다. 게다가 선상 크루즈를 허용한 ‘크루즈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국회에서 심사 받을 당시 사행성 문제가 제기되자 “내국인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약속했다가, 올 2월 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불과 석 달 만에 입장을 뒤집었다는 비판도 쏟아진다.

오픈카지노의 승인권을 쥐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처간 갈등으로도 확대될 소지가 다분하다. 해수부는 선상카지노에 내국인 출입 허용을 추진키로 한 만큼 주무부처인 문체부와 협의를 계속 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체부는 "전혀 검토한 바 없는 사안"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철민 관광정책관은 "선상 카지노의 내국인 허용은 해수부의 일방적 발표일 뿐"이라며 "내국인 카지노 허용은 현행법으로 명백히 금지돼 있다"고 강조했다.

박선영기자 aurevior@hk.co.kr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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