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69) 네덜란드 축구 대표팀 감독이 시각 장애인들의 올림픽인 2015 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명예 조직위원장에 임명됐다.
히딩크 감독은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대회 명예 조직위원장 추대식에 참석해 “스포츠로 많은 사람이 하나 되고 서로 이해할 수 있다”며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돕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히딩크 감독은 2007년부터 한국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축구장인 ‘드림필드’를 한국에 세우면서 시각장애인들과 인연을 맺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대표팀을 4강에 올려놓은 히딩크 감독은 한국을 떠나면서 월드컵 개최 도시 10곳에 드림필드로 짓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히딩크재단의 주도 하에 2007년 충북 충주시 성심맹아원 1호 구장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 덕성여대에 12번째 드림필드가 문을 열었고, 8일에는 경기 이천에서 13호 드림필드 개장식이 열린다. 히딩크 감독은 드림필드에서 눈을 가리고 시합에 뛰었던 일화를 소개하며 장애인의 삶에 대한 어려움을 대신 전했다. 그는 “드림필드에서 눈을 가리고 출전했는데, 호각소리가 울리는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며 “저는 그저 어지럽고 모든 것이 빙빙 도는 느낌이었다. 눈 없이는 정말 움직일 수가 없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엔 어느 정도 축구를 제법 하는 편인데, 그때는 제가 정말 최악의 선수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히딩크 감독은 “보이지 않는 중에도 운동하는 모든 선수에게 관심을 두는 것이 중요함을 알았다”며 “그들이 펼치는 경기를 보면서 비장애인 또한 배우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회에 대한 관심과 성원을 요청했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는 1998년 스페인 마드리드 1회 대회 이후 2003년 캐나다 몬트리올, 2007년 브라질 상파울루, 2011년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렸다. 올해 서울대회는 5회째다.
1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개회식을 시작으로 17일까지 8일간 서울, 경기, 인천 일대에서 65개국 1,600여명이 육상 체스 축구 골볼 유도 역도 쇼다운 수영 볼링 등 9개 종목에서 금메달 238개를 놓고 경쟁한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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