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현재와 미래가 함께한다. 그리고 함께 큰다.
넥센이 '신 화수분 야구'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매 시즌 새로운 얼굴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가운데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줄줄이 이탈하고도 밀리지 않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신인선수 육성에 공을 들인 효과가 일찌감치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는 조상우가 깜짝 등장해 필승조로 자리매김하더니, 올해는 유격수 김하성이 강정호(피츠버그)의 뒤를 잇고 있다. 넥센의 새로운 영웅 발굴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어떻게 훈련을 시킬지에 대한 계획이 1~2년 전부터 세워져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에는 '1군 동행 시스템'이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2013년 사령탑에 오른 뒤부터 1군 엔트리에 등록하지 않은 몇몇 신인 선수를 1군 선수단과 동행시키고 있다. 2013년 조상우가 첫 번째 대상이었다. 조상우는 1년간 1군 코칭스태프의 집중 지도를 받으며 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로 성장했다. 기대주의 모습을 1군에서 감독과 코치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데다 '선택 받은' 선수에게는 책임감을 더욱 불어넣을 수 있다. 1군 경기를 직접 보면서 느끼는 동기부여도 크다. 지난해에는 KIA에서 트레이드된 김영광이 1군과 동행했다. 염경엽 감독은 "얼마 전 손목 부상을 당해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체격도 좋아지고, 훈련도 많이 했기 때문에 올해는 더 좋아질 것이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올해는 신인인 최원태와 김해수, 신명수가 '이름없는 선수'로 1군과 동행 중이다. 염경엽 감독은 "내년에 도움이 되는 투수를 만들기 위해 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퓨처스(2군) 리그 경기에서는 일주일에 1경기씩 등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경기에 나가지 않는 날에는 1군에서 함께 훈련을 받는다. 1군에서 배운 내용을 2군 경기에서 바로 적용하면서 감각을 키워나가고 있는 셈이다.
야수는 조금 다르다. 지난해 염경엽 감독은 신인 김하성을 1군에서 대수비와 대주자로 기용하며 경기를 뛰게 했다. 염 감독은 "김하성은 경기 경험이 아닌 '1군 경험'이 부족한 선수다. 1군에서 많이 보며 분위기를 느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은 1년 사이 차세대 거포 유격수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올해는 강지광과 임병욱, 송성문 등이 '키워야 하는 선수'로 꼽히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4일 강지광을 1군에서 말소하고, 5일 신인 송성문을 콜업했다. 염 감독은 "강지광은 2군에서 한 달간 경기를 뛸 것이다. 안타를 많이 치라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것을 찾으라는 시간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광이 자리에 송성문이 올라왔다. 선수를 키우기 위해서다. 2군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봤는데 매력이 있는 선수다. 일주일 정도 1군에서 데리고 있으면서 2~3번 정도 스타팅으로 내보낼 생각이다"고 말했다. 임병욱은 대주자와 대수비 역할을 맡아 1군 분위기를 배우고 있다. 부상 중인 유재신이 회복돼 1군에 복귀하면 임병욱을 2군에 보내 경기를 더 많이 뛰게 할 예정이다. 치밀한 계획 속에서 미래가 자라고 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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