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8인 중 처음으로
증인 회유 의혹 측근 조사 압박도
홍준표(61) 경남지사가 성완종(64ㆍ사망)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1억원을 받은 피의자 신분으로 8일 검찰에 소환된다. 홍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8명 가운데 검찰 조사를 받게 되는 첫 정치인이다. 검찰은 홍 지사를 위해 증인을 회유한 의혹이 제기된 김해수(57)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소환하며 홍 지사를 강하게 압박했다. *관련기사 9면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8일 오전 10시에 홍 지사를 불러 조사한다고 6일 밝혔다. 홍 지사 측도 출두해 조사받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홍 지사는 2011년 6월 옛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윤승모(52)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통해 성 전 회장의 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팀은 홍 지사 측 경선캠프의 자금흐름 분석을 위해 이날 밤 10시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압수영장을 제시, 관련 회계자료 등을 제출받았다.
홍 지사는 이날 오전 7시25분 출근길에 기자들을 집무실로 불러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15분에 걸쳐 주장했다. 그는 “검찰이 윤 전 부사장을 1개월 간 관리하며 진술을 조정했다”며 “윤 전 부사장이 배달사고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관련 대화들을 녹음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수사팀은 이날 오후 3시20분 김 전 비서관을 공개 소환하며, 홍 지사의 반발에 강력 대응했다. 김 전 비서관은 지난달 중순 “홍 지사에게 직접 돈을 건넨 게 아니라고 진술해 달라”며 윤 전 부사장을 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김 전 비서관을 상대로 이 과정에 홍 지사가 개입했는지 추궁했으나 그는 의혹을 부인했다. 지난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한국건설관리공사 사장을 지낸 김 전 비서관은 친이계 인사로, 홍 지사와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이완구(65) 전 총리의 3,000만원 수수 의혹 수사도 본격화되고 있다. 수사팀은 이날 이 전 총리가 2013년 4월 충남 부여ㆍ청양 재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선거캠프의 자원봉사자 한모씨와 이 전 총리의 운전기사였던 윤모씨를 소환조사했다. 한씨는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성 전 회장과 이 전 총리가 만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했고, 윤씨는 이 전 총리의 비서관 김모씨한테서 회유성 전화를 받았던 인물이다. 검찰 주변에서 이 전 총리의 소환 시점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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