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은행 올해 1분기 순이자마진
평균 1.58%… 작년보다 0.16%p↓
4년 연속 내리막에다 가팔라져
금리 추가 인하 전망까지 나와
2분기에 더 떨어질 가능성
"이자 수익 확보" 영업전쟁 예고

은행들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4년 연속 내리막에 올 들어서는 하락세가 더 가파르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 수익성 확보를 위한 은행권의 고심도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신한·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기업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2조2,31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718억원(34.4%) 증가했다. 증시 호조에 따른 금융상품 판매증가로 수수료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실적으로만 놓고 보면 쾌재를 불러야 할 법하지만, 지주사나 은행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지주사의 주 계열사인 은행만 놓고 실적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늘어난 KB국민·우리·외환은행은 법인세 환급 등 일회성 요인의 덕을 봤고, 신한과 하나은행은 순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이자수익의 악화가 두드러졌다. 신한 국민 우리 하나 외환 기업 등 6대 주요 은행들의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평균 1.58%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평균인 1.74%에 비해 0.16%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NIM은 은행이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 자산 운용 수익의 90% 이상은 은행의 전통적인 수익원인 예대마진(예금-대출금리 차이에 따른 수익)에서 나오기 때문에 NIM은 은행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쓰인다.
NIM은 2013년 1%대에 진입한 후 매 분기마다 사상 최저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국내 은행 평균 NIM는 2005년의 2.81%.로 정점을 찍은 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98%까지 추락했다. 이듬해 2.32%로 회복했지만 이후 4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작년 하반기 이후 세 차례나 이어진 기준금리 인하. 기존 예금의 경우 시장금리가 반영되는데 시간이 걸리는 반면, 변동금리 대출의 경우 즉각 시장금리가 반영되는 탓이다. NIM의 하락은 은행들의 이자이익 감소로 직결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1분기 이자이익이 1조167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6.1% 줄었고, 국민은행 역시 2.1% 감소했다.
문제는 이런 분위기가 올 한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1%대의 초저금리 시대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 2~3분기께 추가 금리인하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 이 때문에 최악의 경우 분기별 NIM이 0%대에 진입하는 은행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과거 금리인하 시점을 기준으로 추산한 결과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1.5%로 0.2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경우 4대 은행의 NIM은 0.04∼0.09%포인트 떨어지고, 이자이익은 최소 2,760억원에서 최대 6,848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은행들의 위기의식도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특히 핵심 수익원인 자산 확보를 위한 영업 경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금리 인하로 정기예금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9월에 계좌이동제 시행까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최고경영자(CEO) 교체도 마무리되면서 영업 전쟁은 은행장 간의 자존심 경쟁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주요 은행들이 CEO 교체나 지배구조 개선 등의 이슈를 마무리하고 일회성 실적 요인들을 대부분 털어내는 등 전열을 정비한 상태”라며 “2분기 이후 실적에서 은행들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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