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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서는 '옹알스'… "최종 꿈은 라스베이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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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서는 '옹알스'… "최종 꿈은 라스베이거스"

입력
2015.05.0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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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국제코미디페스티벌서 호평

지상파 방송 출연에 신문 1면 장식

보수적인 예술의전당도 빗장 풀어

"외국선 태극기 티셔츠 입고 큰 절

국가대표라는 생각으로 문화 외교"

내년이면 활동 10년이 되는 옹알스의 최기섭 채경선 조수원 조준우(왼쪽부터)는 “잘 나가지만 여전히 인지도 낮은 개그맨들”이라면서도 “한 명의 인기스타가 있었다면 옹알스는 장수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한기자 bwh314@hk.co.kr
내년이면 활동 10년이 되는 옹알스의 최기섭 채경선 조수원 조준우(왼쪽부터)는 “잘 나가지만 여전히 인지도 낮은 개그맨들”이라면서도 “한 명의 인기스타가 있었다면 옹알스는 장수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한기자 bwh314@hk.co.kr

“예술의전당도 뚫었으니 꿈의 종착역인 라스베이거스 무대도 멀지 않았어요.”

지난달 막을 내린 호주의 ‘멜버른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이하 멜버른 페스티벌)에서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넌버벌 퍼포먼스팀 옹알스가 또 한번 일을 냈다. 국내 대중문화계에 유독 혹독한 잣대를 들이대며 좀처럼 문을 열지 않던 예술의전당의 빗장을 푼 것이다. 6월 2~14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 오르는 옹알스의 조준우 채경선 조수원 최기섭을 6일 한국일보 본사에서 만났다.

“지난 2, 3년간 끈질기게 예술의전당 문을 두드렸습니다. 대관신청 공고가 나오면 계속 신청했지만 떨어졌어요. 순수작품 위주로 심사를 한다는 거에요. 묘안을 짜내 코미디나 개그맨이라는 단어 대신 희극으로, 넌버벌 대신 ‘무언 마임극’으로 표현을 바꿔 신청서를 내곤 했죠.”(조준우)

코미디 작품이 처음 예술의전당 무대에 서는 것은 이들에게 “코미디도 작품”이라고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옹알스가 “국내 코미디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었으면 한다”고 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옹알스는 2007년 KBS2 ‘개그콘서트’에서 아기들이 옹알거리는 소리를 빗대어 만든 코너 이름이었다. 6개월 가량 방송하며 콧물을 흘리거나 입술을 크게 그리는 등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하고, 말보다 표정과 행동으로 웃음을 전했다. 언어가 아닌 몸 동작이 주무기였기에 외국인이나 아이들에게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대학로로 나아가자 곧 더 큰 무대를 향한 욕망이 꿈틀댔다. 2010년 무작정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로 떠난 것도 “해보자”는 의욕의 하나였다. 기대도 안 했던 곳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자 영국 ‘템즈 페스티벌’(2012), 스위스 ‘몽퇴르 코미디 페스티벌’(2014), 스페인 마드리드의 단독 공연(2014) 등 해외 활동 기회가 이어졌다. 처음엔 자비로 나갔지만 올해 호주 ‘멜버른 페스티벌’에선 러닝 개런티 계약을 맺어 초청된 것도 모자라 지상파 방송에 출연하고 지역 신문 1면을 장식했다.

“호주에서 진짜 연예인이 된 듯한 기분이었어요. 페스티벌 주최측에서는 지하철에 ‘옹알스’ 포스터 광고를 부착해 행사를 알렸고, 방송에서는 기부금 마련을 위한 멘트를 해달라고 부탁 받았으니까요.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해도 된다고 했을 때는 기분이 좋더라고요.”(채경선)

개그 퍼포먼스팀 옹알스. 3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멜버른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에 참가해 지역 신문과 인터뷰했다. 옹알스 제공
개그 퍼포먼스팀 옹알스. 3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멜버른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에 참가해 지역 신문과 인터뷰했다. 옹알스 제공

‘멜버른 페스티벌’에서 옹알스는 특별 대우를 받았다. 지난해 참여했을 때 티켓 예매율, 관객호응 등이 도드라지자 올해는 총 580개 참가팀 중 28개팀만 뽑는 갈라쇼 TV 방송에 출연했고, 단 세 팀만 오르는 페스티벌 오프닝 무대에도 섰다. 16회 공연을 예정했지만 예매율이 높아 한 회 연장 공연까지 했다. “소품이 너무 많아 농담으로 ‘여기 두고 가야겠다’고 했더니 페스티벌 측이 기꺼이 공간을 마련해 주더라고요. 내년에 또 만나자는 무언의 약속 아니겠어요?”(최기섭)

이날 인터뷰에 앞서 채경선은 KBS1 ‘아침마당’에 출연해 옹알스의 성공적인 해외활동 소식을 전했다. ‘아침마당’의 고정 패널인 황기순과 김혜영은 이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김혜영 선배는 울더라고요. 험난한 길을 개척해주지 못해 미안하고 고맙다고 하면서요. 무언가 이룬 것 같아 가슴이 벅찼어요.”(채경선)

해외 공연이 잦아질수록 옹알스는 문화 외교를 한다는 생각도 든다. 태극기를 단 티셔츠를 입고 관객들에게 큰 절을 올리며 공연을 마무리하는 이들에게 “외국인 관객들은 웃으면서 박수를 보내고, 교포 분들은 울면서 감사하다고 한다”는 것. 멤버들은 “점점 애국자가 되가는 기분”이라고 했다. 옷장에 걸어둔 태극기 티셔츠를 볼 때면 “우리는 국가대표”라는 생각도 절로 든단다.

옹알스의 스케줄은 연말까지 꽉 차있다. 내달 예술의전당 공연을 마치면 8월 런던 ‘킹스톤 코미디 페스티벌’과 9월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코미디 페스티벌’에 초청받아 가고, 10월 이탈리아에서 ‘밀라노 엑스포’ 속 한국을 홍보하는데 동참할 계획이다. “스탠딩 코미디와 슬랩스틱 코미디 중에서 슬랩스틱은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저희가 슬랩스틱 코미디의 붐을 다시 일으키고 싶어요.”(조수원)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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