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쌍 중 6쌍 "月평균 70만원 갚아"
"주택자금 마련 위해 빌려" 87.4%
버거운 '빚 멍에' 안고 결혼생활
우리나라 신혼부부 10명 중 6명이 빚을 안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매달 70만원의 대출금을 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주택 구입이나 전세대금 등 주택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빌린 돈이다. 상당수 신혼부부들이 감당하기 버거운 대출상환의 멍에를 짊어진 채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것이다.
6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4년도 신혼부부 가구 주거실태 패널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인 결혼 5년 이하 부부 2,677쌍 가운데 57.2%가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았다. 대부분 주택자금 마련(87.4%)을 위해 돈을 빌렸고, 생활비(7.1%), 자동차 구입비(6.5%), 사업 및 투자금(5.7%) 마련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중 집을 산 비율은 29.4%, 임차는 62.9%였으며, 임차 가구 중 전세가 77.5%로 가장 많았고 보증부 월세(21.9%), 순수 월세(0.5%) 순이었다.
대출을 받은 신혼부부들이 매달 갚는 원금 및 이자액은 평균 69만9,000원. 전체 신혼가구가 자신들의 소득과 지출 등을 감안한 상환가능금액(52만원)보다 17만9,000원을 더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격차는 저소득층으로 갈수록 더 심해지는데, 소득 1~4분위에 해당하는 부부의 월 상환액은 55만7,000원으로 이들이 감당할 수 있다고 답한 금액(38만원)보다 47%나 더 많았다. 반면 중소득층(소득 5~8분위)은 매달 상환액(76만2,000원)이 부담가능액(62만원)보다 22% 많았고, 고소득층(9~10분위)의 경우 부담가능액(107만원)과 실제 상환액(129만4,000원)의 격차는 20%였다.
생각보다 큰 대출상환 압박은 지출 감소로 이어졌다 ‘생활비는 아니지만 저축ㆍ오락비 등을 줄인다’는 답변이 35.5%로 가장 많았고, ‘생활비를 줄인다’고 답한 비율이 13.5%였다. ‘생활비 감축은 물론 추가 대출까지 받는다’고 한 응답자도 10명 중 1명 꼴(9.1%)이었다. 여기에 ‘저축ㆍ오락비를 줄일지 심각하게 고민 중’(14.8%)이라는 답변까지 포함하면 72.9%가 직간접적인 부담을 안고 사는 셈이다. 이들은 정부의 신혼부부 지원방안 중 현재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책으로 ‘육아지원’(53.4%), ‘주택마련’(35.5%), ‘생활안정’(11.1%)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을 감안하면 신혼부부들의 대출 상환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남정 한국토지주택연구원 박사는 “전세의 월세전환이 가속화 되면서 전세를 넘어 내 집을 마련하려는 젊은 부부들의 대출 수요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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