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불법 입국하다 억류된 뉴욕대 한인학생 주원문(21)씨가 4일 CNN 인터뷰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해 북한에 왔으며, 불법 입국 당시 당국에 체포되길 바랐다고 밝혔다.
CNN은 이날 북한 정부에 요청했던 주씨와의 인터뷰를 2일 허락 받았다며, 평양 고려호텔에서 그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주씨는 미소를 지으며 걸어 들어와 편안한 태도로 인터뷰에 임했다.
미국 영주권자로 뉴저지주에 살며 뉴욕대를 다니다 휴학한 후 미국 전역을 여행했던 주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캘리포니아주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해 북한에 왔다”며 “지난 2월 북한 여행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여행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고 항상 그 생각을 했었다”며 “미국 영주권자인 한국인의 북한 입국이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주씨는 “중국 단둥에 있는 만리장성 인근에서 철조망 2개를 넘고 농경지를 지나 큰 강이 나올 때까지 걸어 북한으로 들어오게 됐다”며 “강을 따라 걷다 북한군에 잡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체포되길 원했었다”며 불법 입국으로 대단한 일이 일어나 남북관계에 좋은 영향을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주씨는 중국을 통해 북한에 불법 입국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는 데 불안해하지 않았으며, “어떤 처벌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 세계 평범한 대학생이 북한에 불법으로 입국했어도 북한의 아량으로 안전하게 집에 돌아갈 수 있음을 알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주씨는 2001년 가족과 미국 위스콘신주로 이민을 가 뉴저지주 로드아일랜드로 이사했다. 그는 부모나 한국 정부, 미국 정부에 자신의 북한 여행 계획을 알리지 않았다. 주씨는 인터뷰에서 “부모님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걱정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여기 있는 사람들이 인도주의적으로 대우해줘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씨는 현재 침대 3개에 전용 욕실이 있는 곳에서 지내며 끼니를 챙기고 있지만, TV와 라디오 인터넷 전화 등을 이용해 외부와 접촉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법 입국을 했기 때문에 외부 접촉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현재 범죄를 저질러 이동의 자유가 없다는 것도 인정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일 주씨가 지난달 22일 중국 단둥에서 압록강을 건너 불법 입국했으며 심각한 위법 행위였음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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