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민병헌 투런 등 LG에 또 승리
한화는 정근우 만루포 kt에 역전승
5개 구장 만원… 관중 9만명 신기록
야구장이 놀이터가 됐다. 5일 어린이날을 맞아 프로야구가 열린 전국 5개 구장에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잠실 2만6,000명, 사직 2만7,500명, 목동 1만2,500명, 대전 1만3,000명, 창원 1만1,000명 등 총 9만 명의 관중이 입장해 올 시즌 처음으로 전 구장 매진을 기록했다. 어린이날 전 구장 만원 관중은 2012년 이후 3년 만이다. 또 최대 4경기가 열린 종전 어린이날 최다 관중(2008년 8만4,840명)을 넘어서는 신기록이 수립됐다.
각 구장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풍성한 볼거리와 이벤트도 가득 펼쳐졌다. 두산은 LG와의 잠실 라이벌전에 앞서 주장 오재원을 비롯해 민병헌, 정수빈, 윤명준, 김재환, 김재호 등이 낮 12시30분부터 그라운드에서 다양한 행사를 통해 새싹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날 5개 구장 시구자는 모두 어린이였다.
8년 연속 어린이날 매진 행진을 이어간 잠실구장에서는 민병헌(28)이 쐐기 투런포로 두산의 10-3 대승을 이끌었다.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초반 두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난 뒤 7-2로 앞선 5회말 1사 2루에서 상대 사이드암 김선규의 직구(시속 136㎞)를 잡아 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시즌 6호로 양의지와 함께 팀 내 홈런 공동 1위.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몸쪽 낮게 제구된 공을 걷어 올렸다.
민병헌의 대포는 사실상 승부가 갈린 상황에서 나왔지만 의미는 남달랐다. 민병헌은 지난해 열린 LG와의 어린이날 매치(7-2 승)에서도 0-0이던 3회 1사 2ㆍ3루에서 상대 리오단으로부터 2타점 짜리 결승 2루타를 터뜨렸다.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민병헌은 “관중이 가득 차 더 신이 나서 야구를 했다. 아직 두 딸이 어려 어린이날을 모르지만, 홈런으로 승리에 보탬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두산 선발 유희관(4승1패)도 6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7번 타자 정수빈은 5타수 2안타에 2타점, 8번 김재환이 4타수 2안타 2타점, 9번 김재호가 3타수 1안타 3타점을 기록하는 등 하위 타선이 힘을 냈다. 최근 3년간 어린이날 3연승을 달린 두산은 역대 LG와의 어린이날 맞대결에서도 12승7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두산과 LG는 1996년(더블헤더 2경기)부터 1997년과 2002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특별 편성에 따라 ‘어린이날 시리즈’를 벌여왔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정근우의 만루홈런 등 5회에만 9점을 몰아내며 kt에 15-8로 역전승을 거뒀다. Kt는 5회초까지 8-5로 앞서는 등 모처럼 활발한 공격력을 선보였지만 10연패로 속절없이 무너졌다. 경기 전 한화 김성근 감독은 충암고 시절 제자인 kt 조범현 감독을 만나 “kt의 경기는 타이트한 편인데, 막판을 넘기지 못한다. 고비를 넘다 보면 좋아지지 않겠나”라며 “잘 될 테니 파이팅하라”고 격려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t는 이날 패배로 3승 26패로 거듭 추락했다.
목동에서는 넥센이 대타로 나선 고종욱의 3점 홈런에 힘입어 삼성을 9-4로 제압, 최근 4연승의 상승세를 타 1위 삼성과 승차를 2경기로 줄였다. NC는 창원에서 KIA를 7-3으로 꺾고 5할 승률(14승14패)에 복귀했다. 부산에서는 SK가 롯데를 11-4로 눌렀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ㆍ부산=김지섭기자 onion@hk.co.krㆍ김주희기자 ju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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