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들에게 투자(投資)와 투기(投機)는 매우 다른 어감을 가지고 있다. 전자는 점잖고 훌륭하고 합법적이라는 느낌을 주지만 투기는 파렴치하고 야비하며 비윤리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재무적 관점에서 본다면 투자와 투기는 동일한 것이다. 투자는 소득이익(income gain)을, 투기는 자본이익(capital gain)을 목적으로 한다. 기업지분을 소유하면서 매년 배당을 받으면 투자, 기업을 팔아서 매각차익을 남기면 투기가 된다.
이론적으로 동일한 자산에서 발생하는 자본이익과 소득이익은 같아야 한다. 자본이익은 미래의 소득이익을 일시불로 미리 당겨 받는 것이므로 투자는 언제든지 투기로 전략수정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부동산 투기가 가장 큰 비난을 받고 있지만, 막상 부동산학 개론서를 읽어보면 투자와 투기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어렵다고 실토하고 있다.
증권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거래의 대부분은 투기거래라고 보면 된다. 주식을 사는 사람의 대부분은 배당소득보다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기자다. 혹자는 투기로 벌어들이는 소득은 불로소득이므로 부도덕하다고 비난하지만, 이는 넌센스라고 해야겠다. 투기소득은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위험의 대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로소득보다는 위험소득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소방관의 위험수당이 정당하다면 투기자의 위험소득도 정당한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대다수는,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의 대부분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노동자 계급이다. 자신의 자본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장관이든 판사든 기업체 임원이든 모두 노동자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의 최상위층은 자본가계급이므로, 금융투기는 자본가들이 벌이는 프리미어 리그라고 할 수 있겠다. 실업리그에서 뛰는 사람이 '똑같이 축구하는데 프리미어 선수들은 천문학적인 돈을 번다'고 투정부려봐야 헛일이다. 노동과 금융투기는 돈을 버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노동자 계급이 자본가 계급으로 진입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채널이 금융투기이기도 하다. 기득권 재벌세력이 신생기업의 도전을 용납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노동자가 자본가가 될 수 있는 길은 투기뿐이다. 그나마 안전해보이던 부동산 투기는 저성장국면에 접어들면서 과거와 같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금융투기는 몇 천 만원으로 수천억 원을 만들 수 있는 어마어마한 레버리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금융투기시장은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금융엘리트와 인간의 두뇌를 능가하는 슈퍼컴퓨터가 진검승부를 벌이는 곳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려면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금융시장의 기술적 분석을 배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자가 되려면 죽을 고생을 해서 일을 하거나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을 해야 한다. 금융투기는 말할 것도 없이 후자다. 이 바닥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전쟁터다.(투자실패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지 알면 놀랄 것이다.)
기술적 분석은 파병 전에 거쳐야 하는 신병훈련과도 같다. 하지만 제대로 된 기술적 분석은 상상할 수 없는 수익을 가져다준다. 미국에는 1조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증권맨이 있다. 1조원은 필자가 트레이더로서 이루고자 하는 최종 누적수익 목표금액이기도 하다.
기술적 분석의 기초는 시중에 나와 있는 수많은 서적과 얼치기 전문가들에게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교과서적으로 시장에 적응하면 실패하고 만다.
주식부처는 십 수 년간 기술적 분석을 연구하고 있는 선물 트레이더다. 자본시장에서 1조를 버는 것이 그의 인생목표다. 2012년 자신의 투자철학을 담은 '주식부처의 투자설법'을 출간한 바 있다. stockbuddha@daum.net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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