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SK 투수 박종훈(24)과 내야수 박계현(23)은 군산상고 1년 선후배 사이다. 당시 박종훈은 에이스로 팀 마운드를 책임졌고, 박계현은 중심 타자로 뛰었다. 둘은 나란히 2010년과 2011년 SK의 지명을 받아 고교에 이어 또 한 번 프로 팀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이들은 2012년까지 2군에서 땀을 흘리다가 이듬해 박종훈이 상무에 입대하면서 갈라섰다. 그리고 2년이 흘러 박종훈이 제대했고 박계현이 자리를 잡으면서 올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함께 올렸다. 각자 팀 내 입지도 탄탄한 편이다. 박종훈은 롱 릴리프 역할을 하다 임시 5선발 중책을 맡았고, 박계현은 주전 2루수로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박종훈과 박계현은 5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군산상고 재학 시절을 추억했다. 박종훈은 1년 후배 박계현을 두고 "칭찬할 게 정말 하나도 없다"고 구박했다. 그러다 잠시 생각을 하다 "아, 도움을 받은 것이 있긴 하다"면서 "(2008년) 대붕기 대회 때 계현이가 전력 분석을 해서 조언을 해준 대로 타석에 나가 16타수 11안타를 쳤다. 당시 계현이는 전학을 와서 규정 때문에 6개월간 뛰지 못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계현은 "1학년 때는 출전할 수 없어 더그아웃에서 스코어보드를 적었다"며 "그냥 기록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 팀 선수의 전력 분석을 하면서 하나하나 세밀히 기록했다"고 어깨를 으쓱했다. 이어 "사실 내가 전력 분석하고 일지에 적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그런데 막상 내가 타석에 나가면 나는 그냥 '공 보고 공 치기'를 하고 있다"고 멋쩍게 웃었다.
그렇다면 박종훈은 박계현에게 어떤 선배였을까. 보통 고교 선후배 사이는 위계질서가 강하지만 둘은 예외였다. 박계현은 "종훈이 형이 3학년 때 우리 2학년이 주축이었기 때문에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사진=SK 박계현(위)-박종훈.
부산=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