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 창당자인 장 마리 르펜 명예대표가 ‘나치 가스실’ 발언 논란으로 당원 자격 정지 제재를 받았다.
국민전선은 4일 당 제재위원회를 열어 르펜 명예대표의 당원 자격을 정지하기로 했다고 결정했다고 발표했다고 현지 일간지 르피가로가 보도했다. 르펜은 최근 “(나치 독일이 유대인을 학살한) 가스실은 제2차 세계대전 역사의 (수많은) 소소한 일 가운데 하나”라는 망언을 되풀이했으며 나치에 협력한 프랑스 필리페 페탱 장군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국민전선은 당헌의 명예대표 규정을 삭제하기 위해 앞으로 3개월 이내에 특별 총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르펜은 조만간 명예대표 자격도 박탈될 전망이다. 그는 이날 제재위원회 참석을 거부했다.
장 마리 르펜의 딸이자 현 국민전선 대표인 마린 르펜은 나치 가스실 발언 등에 대해 아버지가 “정치적 자살”을 선택했다며 거리를 뒀다. 르펜 현 대표는 국민전선 창당자인 아버지로부터 2011년 대표 자리를 물려받은 뒤 인종차별적이고 반(反)유대 정당이라는 당의 나쁜 이미지를 씻고 보통 정당으로 변신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반 유럽연합(EU), 반 이민 등을 당의 핵심 기치로 내세우며 작년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프랑스 제1당에 오르는 등 작년 이후 잇단 선거에서 사상 최고의 성적을 내왔다.
르펜 대표는 전날 한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는 “(아버지인) 르펜 명예대표의 발언은 국민전선 노선과 어긋난다”면서 “앞으로 더는 국민전선의 이름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르펜 명예대표는 정계 은퇴를 거부하면서 “내 이름으로 이야기 하겠다”고 딸의 요구를 일축했다.
르펜 명예대표는 1일 파리 오페라 앞에서 열린 국민전선 집회 때는 르펜 대표의 발언 순서에 갑자기 무대에 올라 르펜 대표가 어색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1972년 국민전선을 창당한 르펜 명예대표는 각종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그동안 끊임없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2002년 대선에서 결선투표까지 올라갔으나 17.8%의 득표율로 패배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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