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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또 참회

입력
2015.05.0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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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수용소 해방 기념식에

獨 현직 총리 처음으로 참석

"과거사 잊지 않겠다" 다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최초의 나치 강제 집단수용소인 바이에른주 다하우 수용소의 해방 기념식이 열린 3일 수용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다하우=AP 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최초의 나치 강제 집단수용소인 바이에른주 다하우 수용소의 해방 기념식이 열린 3일 수용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다하우=AP 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나치 강제 집단수용소인 바이에른주 다하우 수용소를 찾아 나치 과거사를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독일 현직 총리가 나치 독일의 강제수용소 해방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FP는 3일 메르켈 총리가 이날 기념식 연설에서 “나치와 생각, 신념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수용소에 갇히고 고문 받고 죽임을 당했다”며 “우리는 희생자들을 위해, 또한 우리 자신을 위해,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 이를 기억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또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과 관련해 “유대인에 대한 과오가 우리 정체성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언제나 분명히 할 것”이라며 “법이 허락하는 한 인종차별과 반(反)유대주의가 설 자리가 없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 기념일(8일)을 앞두고 전날 내놓은 주간 팟캐스트 영상에서도 “독일인은 나치 시대 자행한 일들을 해결해야 할 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과거사 반성을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130명이 넘는 수용소 생존자와 해방군 역할을 했던 미국 퇴역군인 6명도 참석했다. 한 퇴역군인은 “수용소에 도착했을 때 쌓인 시체더미를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며 “나는 스물 한 살이었고 전쟁이 내 젊음을 망쳤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프랑스 생존자 진 사무엘은 “미군이 수용소를 해방했을 때 다시 인간이 됐다고 느꼈다”고 회고했다.

또 다른 프랑스 생존자 클레멘트 쿠엔틴(94)은 메르켈 총리와 이전 수용소 화장터로 쓰이던 자리에 헌화를 했다. 쿠엔틴은 이전 AFP와의 인터뷰에서 “다하우 수용소에서 나는 죽기만을 기다렸다”며 “우리는 동물만 아니었을 뿐 더 이상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다”고 수용소의 처참한 실상을 증언했다.

다하우 수용소는 1933년 3월 아돌프 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직후 정치범 수용을 목적으로 세워진 독일 내 첫 번째 강제수용소다. 1945년 4월 29일 미군에 의해 해방될 때까지 20만명이 수감 됐고 기아나 질병으로 4만3,000명이 숨졌다. 다하우 수용소는 패망 이후 나치 독일의 잔학상을 알리는 기념관으로 바뀌었고 매년 수용소 해방일을 지난 첫 일요일에 해방 기념식이 열린다.

메르켈 총리는 2013년 8월에도 현직 총리로는 처음 다하우 수용소을 찾아 “깊은 슬픔과 수치심을 느낀다”고 밝혔지만 총선을 겨냥한 ‘선거용 이벤트’라는 비판을 받았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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