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특급 구원 로젠탈에 0-1 뒤지던 9회초 좌측 솔로 홈런
추신수도 3경기 연속 장타 터뜨려
강정호(28ㆍ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마침내 빅리그 데뷔 첫 홈런을 폭발했다. 그것도 상대 특급 마무리로부터 뽑은 9회 극적인 동점포였다.
강정호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 경기에 7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는 0-1로 뒤지던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마무리 트래버 로젠탈의 초구 커브(약 132㎞)를 그대로 걷어 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아치를 그렸다. 메이저리그 15경기, 34타석 만에 나온 대포다. 피츠버그 타자가 0-1로 뒤진 9회에 동점 홈런을 쳐낸 것은 1982년 브라이언 하퍼 이후 33년 만이다.
강정호의 역사적인 빅리그 1호 홈런 제물이 된 로젠탈은 이전 경기까지 11경기에 등판해 8세이브를 올리며 평균자책점 0.77을 찍었다. 세인트루이스의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를 이끈 철벽 수호신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첫 홈런을 강정호에게 얻어 맞았다. 시즌 첫 블론세이브다.
지난달 30일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 이후 나흘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강정호는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시즌 타율도 2할5푼9리에서 2할8푼1리(32타수 9안타)로 끌어 올렸다. 시즌 7타점째를 기록한 강정호는 선발 출장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며 ‘선발 체질’임을 입증했다.
강정호는 상대 선발 강속구 우완 투수 마이클 와카를 상대로 첫 두 타석에는 안타를 때리지 못했다. 2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1루수 땅볼, 4회초 2사 1ㆍ3루에서는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그러나 세 번째 타석에서는 달랐다. 7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와카의 2구째 시속 150㎞짜리 직구를 통타해 깨끗한 좌전 안타를 날렸다. 이후 연장 10회초 2사 1ㆍ2루에서는 6번째 투수 미치 해리스를 상대로 2볼-2스트라이크에서 체인지업을 공략했으나 타구가 유격수 정면으로 향했다.
강정호는 경기 후 “타석에서 준비가 돼 있었고, 타이밍이 완벽했다”며 “공을 배트에 잘 맞췄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강정호가 극적이고 굉장한 스윙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쏘아올렸다”며 “9회 강정호는 성공적으로 빅리그에 적응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경기에서는 피츠버그가 3연전을 모두 연장 승부로 몰고 갔지만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피츠버그는 연장 12회초에 터진 페드로 알바레스의 우월 솔로 홈런에 힘입어 2-1로 경기를 뒤집었다. 공수교대 후에는 KBO리그 LG에서 뛰었던 레다메스 리즈가 경기를 끝내기 위해 6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리즈는 12회말 1사 만루에서 동점을 허용했고, 14회말 콜튼 웡에게 끝내기 홈런을 얻어 맞았다.
추신수(33ㆍ텍사스 레인저스)도 4월 부진을 완벽히 떨쳐내고 3경기 연속 장타를 터뜨렸다. 그는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서 2루타 한 방을 터뜨리며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텍사스는 오클랜드 선발 소니 그레이를 공략하지 못해 1-7로 패했지만, 추신수의 ‘5월 반등’은 이어졌다.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추신수는 시즌 타율을 1할3푼1리에서 1할4푼1리로 조금 끌어올렸다.
5번타자 우익수로 타순이 한 계단 오른 추신수는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랐다. 이어 0의 균형이 이어지던 4회말 다시 선두타자로 나선 그는 그레이의 초구 바깥쪽 148㎞짜리 직구를 통타해 좌측 방면으로 총알같은 타구를 날렸다. 좌익수 키를 훌쩍 넘어간 타구는 펜스 상단을 맞고 떨어져 2루타가 됐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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