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뉴욕대 한국인 휴학생 주원문(21)씨를 불법 입국 혐의로 억류했다고 밝힌 가운데, 우리 정부는 3일 주씨가 억류된 사실을 확인하고 북측에 강한 유감을 표현하며 훈방을 요구했다.
북한중앙통신은 주씨가 지난 달 22일 압록강을 건넌 직후 붙잡혔다고 2일 밝혔다. 주씨의 부모는 최근까지 아들이 중국여행을 간 줄로만 알고 있었으며, 아들이 북한 당국에 체포됐다는 사실도 뉴스를 본 한국의 지인이 전화를 한 뒤에야 안 것으로 알려졌다. 주씨가 압록강을 건넌 이유 등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주씨는 뉴욕대 경영학과에서 3학년 과정에 있으나 이번 학기는 등록하지 않았다. 미국 영주권자인 주씨는 한국 정부가 발행한 여권을 가지고 출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뉴저지주의 명문 학교인 테너플라이고 재학 시절 중 수학 경시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하는 등 수학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또 뛰어난 육상선수로 평가 받은 것을 미루어 보아 클럽 활동도 활발히 한 것으로 보인다.
주씨는 대학에 다니던 중 컴퓨터공학을 배우고 싶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데일리뉴스는 그가 2013년 대학 전자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컴퓨터공학 전공을 고려하고 있다"고 짤막하게 밝혔다고 전했으나, 전공에 대한 고민이 그가 이번에 여행을 떠난 이유인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통일부는 북한이 주씨를 억류하면서 한국 정부나 그의 가족에게 최소한의 통지도 하지 않은 것에 강한 유감을 표현했다. 통일부 임병철 대변인은 북측에 주씨의 신병을 즉시 반환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임 대변인은 주씨 외에 지난달 북한이 간첩 혐의로 억류한 2명과 지하 교회 설립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억류해 종신 강제노역형을 선고 받은 다른 1명의 한국인 억류자 신병도 함께 인도할 것을 북측에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북한은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케네스 배씨를 포함한 3명의 미국인을 억류 해제하고 미국에 신병을 인도한 바 있다. 배씨는 미국인으로서는 최장 기간인 2년 동안 억류되어 있었으며 억류 이유는 종교 활동 및 반국가 행위 수행이었다.
박병준 인턴기자(서강대 정치외교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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