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 of Conversation (회화의 비법)
영어 알파벳 마지막 글자 Z를 놓고 ‘젯’이냐 ‘지’냐의 논쟁은 수시로 벌어진다. zee는 미국식 발음이고 zed는 영국식이다. 영어의 z는 그리스어 zeta에서 온 것이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어 zede나 독일어 zet, 스페인어 zeta 그리고 Latin어에서도 y 와 z는 그리스 문자를 차입한 것이다. 이를 참고한다면 Z를 ‘젯’으로 발성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런 현상이고 원조에 가깝다.
미국 건국 초기 ‘우리는 미국식 영어를 해야 한다’는 정신이 강했을 때는 Noah Webster사전에서 강력하게 주장한 ‘미국만의 영어’가 호응을 얻었다. 이런 배경으로 1827년에 공식적으로 zee발음으로 통일되었고 1835년에는 Alphabet Song에서 z를 zee로 불렀다. 지난 수십 년 동안 Sesame Street 같은 TV 프로그램이 전 세계에 퍼지면서 알파벳 송과 미국식 발음 zee발성이 영국을 강타했고 당시 초중고 교사들은 z발음을 zed로 재교육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에서 z발음을 zee로 하자는 주장이 제기된 뒤에는 다른 알파벳 B C D G P T V 등도 모두 ‘-ee’ 발음을 하는 것이 상호 조화를 이루고 통일성을 기하는 것이라는 주장으로 연결되었고, 이것이 19세기 무렵 미국식 표준이 되었다.
한편 미국식 zee발음이 미국에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다. 영국에서 알파벳을 놓고 Z의 이름을 무엇으로 할 것이냐는 논쟁이 있었을 때 zad zard zed zee ezed ezod izod izzard uzzard 등이 제시되었다고 한다. 영국에서 17세 말까지 zee라는 발음이 분명 존재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당시 이름 zee가 청교도들을 통해 미국에 전해졌다고 한다. 18세기 중엽 영국에서는 izzard라는 명칭도 나돌았으며 프랑스어 zede와 흡사하게 들렸고 Scotland에서는 ezod izod등의 명칭이 유행을 한 적도 있다. 1947년 Kentucky주의 재판 문서에는 ‘If this contract is valid, its provisions are all binding and effective from A to Izzard’처럼 izzard로 쓰이기도 했다.
원어민들 역시 아직도 ‘젯’이냐 ‘지’냐의 문제를 놓고 인터넷상에서 흥분하며 격론을 벌인다. 어떤 사람이 ‘그러니까 영어를 사용하는 문명 국가에서는 zed라고 말하는 셈’이라고 토를 달면 ‘영어 원어민 중에서 미국의 비중이 65%이므로 가장 크지 않느냐’며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지금은 21세기이며 18세기의 King’s English는 없다. 영국에서조차 Queen’s English로 말하는 사람들은 매우 적다. 언어는 변하는 것이지만 결국 힘있는 자의 언어가 지배력을 갖게 될 것이고 학습자는 추세를 감안하여 자기 선택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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