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에도 지중해 난민 기록적 규모…주말 4천200여명 구조
이탈리아와 프랑스, 그리스 당국은 지중해 해상에서 주말 이틀간 기록적인 4천200명 넘는 난민을 구조했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는 3일(현지시간) 지중해 리비아 연안 해역에서 소형 선박 3척에 타고 있던 난민 270명을 구출했다고 발표했다.
ANSA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경비선과 어선 등은 이날 리비아 근해에서 난민선 3척에 대한 구조작업을 펼쳤다. 하지만 난민 3명이 도우려고 접근하는 어선에 뛰어들다가 바다에 빠져 익사했고, 2척의 난민선에서 시신 7구를 수습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밖에 난민 2명이 위독한 상태로 발견돼 긴급히 심폐소생 시술을 해야 했다고 한다.
앞서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와 프랑스 해군은 시칠리아섬 남쪽 지중해 해상에서 전날 17차례에 걸쳐 합동 구조작전을 벌여 모두 3천960명의 난민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난민은 전원 남성이며 리비아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진 난민선 세 척에 나눠 타고 유럽으로 이동 중이었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는 구출한 난민을 시칠리아와 람페두사, 칼라브리아 등으로 옮기는 한편, 이들과 함께 있던 밀입국업자 2명을 붙잡아 자국 경찰에 넘길 예정이다.
구조작전에는 이탈리아 해안경비대 소속 경비정 4척과 해군 함정 2척, 세관선 2척과 프랑스 해군 순찰선 등 모두 16척의 선박이 동참했다.
이탈리아 해군 구축함 베르사리예리와 순시선 베가가 각각 778명과 675명을 구조했고 프랑스 해군 순시선 코망당 비로는 217명을 구출했다.
아울러 그리스 해안경비대도 주로 시리아와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난민 530명을 구했다고 확인한 것으로 그리스 언론이 보도했다.
2일 대규모 난민 구조 작전은 하루 구조인원 최다 기록에 근접했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12일 3천791명을, 13일에는 2천850명의 지중해 난민을 구조한 바 있다.
리비아 해안경비대는 3일 약 500명의 난민을 태우고 지중해를 건너려던 선박 5척을 제지하기도 했다.
리비아 해안경비대 레다 이사 대령은 AFP에 난민 대부분이 아프리카 모처 출신으로, 이들이 탄 선박들을 해안에서 8해리 정도 떨어진 해역에서 막아선 다음 미스라타항으로 선수를 돌리라고 명령했다고 전했다.
이사 대령은 난민을 어떻게 처리할 지에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리비아 당국은 미스라타에 난민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중해에서는 지난달 19일 900여명이 숨진 난민선 전복 참사를 비롯해 잇따른 조난 사고가 발생, 4월 한 달 동안에만 1천200명 이상의 난민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지중해 해상순찰 예산을 세배로 늘리고 밀입국 조직 단속을 위한 군사행동을 논의하는 등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지중해를 건넌 난민은 약 17만명에 달하며, 올해는 이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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