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주목 계한희 디자이너
요즘 유통업계는 개성 강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디자이너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백화점이나 TV홈쇼핑들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개성 강한 소비자를 잡기 위해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의 편집매장을 늘리는 등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그 중에서 자신의 브랜드 ‘카이’(KYE)를 운영 중인 계한희(28ㆍ사진)씨는 유통ㆍ패션업계의 영입 요청이 끊이지 않는 가장 인기 있는 신진 디자이너다. 제일모직 편집숍 브랜드 ‘비이커’를 비롯해 CJ오쇼핑과 협업 제품을 선보였고 화장품 및 선글라스 브랜드 등과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계씨는 영국 패션 명문학교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학부와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2011년 자신의 성을 상표로 만든 카이를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삼성패션디자인펀드의 후원도 받았다. 2일 서울 신사동 카이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브랜드 카이에 대해 “많은 사람이 멋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2, 3명의 소수 마니아만 도전할 수 있는 스타일”이라고 평했다. 디자인의 영감을 추상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에서 주로 얻다 보니 한탕주의를 상징하는 도박기기의 이미지를 반영하는 등 독특한 의상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폭력처럼 사회 문제를 디자인에 반영해 문신을 닮은 문양을 옷에 넣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계씨는 유통업계와 협업을 통해 대중화를 추구한다. 그는 유통업계와 협업에 대해 “디자이너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한 과정”으로 설명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택하는 옷을 만드는 것은 디자이너로서 중요한 꿈”이라며 “유통업계와 협업해 상업적 성공을 거두게 되면서 카이 브랜드는 매출에 연연하지 않고 개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씨는 유통업계와 협업이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아쉬운 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백화점들의 입점 수수료가 대표적이다. 계씨는 “백화점들이 기존 국내 브랜드보다 신진 브랜드의 입점 수수료를 낮게 책정하지만 여전히 재고 부담은 신진 브랜드들이 떠안아야 한다”며 “해외 유명 브랜드들처럼 백화점이 직접 매입하면 재고가 남아도 백화점이 처리하게 되니 신진 브랜드들의 부담이 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지나친 경쟁만 의식하는 디자인에 대해 경계했다. 계씨는 “브랜드의 유명세보다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젊은 소비자들 덕분에 신진 디자이너에게 기회가 많아졌다”며 “하지만 젊은 디자이너들 사이에 경쟁심이 가열되다 보면 자신의 색깔을 잊어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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