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의원, 지정 근거 법안 발의
정의화 의장도 "해결 노력하겠다"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님을 위한 행진곡’의 5·18 민주화운동 공식 기념곡 지정의 근거가 될 법률안을 발의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최근 “정부 차원에서 기념곡 지정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님을 위한 행진곡’이 5·18 기념식에서 불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가기념일의 기념곡 지정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같은 당 38명이 동참한 이 법안은 국가기념일을 주관하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기념곡을 지정할 때 관련 전문가·기관·단체(유가족 포함)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안은 1일 소관 상임위인 안전행정위원회에 회부돼 이달 중 논의될 예정이다. 강 의원은 “이미 2013년 6월 ‘님을 위한 행진곡 5ㆍ18 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는데도 정부는 여전히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의 기념곡 지정을 미루고 있다”며 “국가기념일 기념곡 지정과 관련된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국가기념일을 주관하는 중앙행정기관이 기념곡을 지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법안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정의화 의장은 지난달 6일 국회에서 5·18역사왜곡대책위원회와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관계자를 면담하면서 “국가보훈처장이 국회에서 (2013년에)의결된 결의안을 지키는 것이 원칙”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기념곡 지정을 위해)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특히 “‘님을 위한 행진곡’의 님은 광주정신이고, 광주정신은 민주인권정신이고, 민주인권정신은 통일·통합의 정신”이라며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기념곡 지정은 노래를 부른다는 차원을 넘어 민족과 국민화합을 이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관계자는 “국회의장의 발언은 여야를 넘어 ‘님을 위한 행진곡’의 민주적 의미를 적극적으로 해석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국회의장의 의지가 대외적으로 공표된 만큼 정부도 고집만 부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해석했다.
‘님을 위한 행진곡’은 5·18 기념식이 2003년 정부 행사로 승격된 이후 2008년까지 공식 제창됐다. 그러나 2009년과 2010년에 본행사에서 빠지고 식전 행사 때 합창단 공연으로 대체됐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본행사 때 참석자 전체 제창 대신 합창단이 이 노래를 불러 일부 5·18 단체 회원들이 참석을 거부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해 기념식에는 박근혜 대통령마저 이 행사에 불참하고 당시 사퇴를 선언했던 정홍원 국무총리가 기념사를 낭독해 광주 지역을 중심으로 ‘5ㆍ18 홀대론’이 불거졌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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