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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기소… 볼티모어 시위 일단 진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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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기소… 볼티모어 시위 일단 진정세

입력
2015.05.0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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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동안 평화 시위 계속 이어져

통금 연장에 상인들 중심 불만 확산

주방위군 투입에 항의 등 불씨 남아

대표적 온라인 기금모금 사이트

기소 경찰 위한 모금 페이지 삭제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의 사망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 6명이 기소된 1일에도 시민들이 볼티모어 시내를 행진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볼티모어=AP 연합뉴스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의 사망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 6명이 기소된 1일에도 시민들이 볼티모어 시내를 행진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볼티모어=AP 연합뉴스

미 동부 볼티모어의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25)의 사망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 6명이 1일(현지시간) 전격 기소되면서 폭동으로 번졌던 볼티모어 시위가 일단 진정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사법 정의를 촉구하는 ‘평화 시위’가 주말 동안 계속 이어지자 당국은 야간 통행금지를 연장하는 등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다.

볼티모어 시민 1,000 여명은 2일 볼티모어 시청 앞에 집결해 가두 행진을 벌였다. 경찰관 기소 소식에 시위는 대체로 평화로운 축제 분위기를 유지했으나, 일부 시민들은 인근 지하철역 지붕에 올라가 난동을 부리다 경찰 제지를 받고 내려왔다. 또 일부는 권투 글러브를 끼고 이날 밤 벌어진 메이웨더와 파키아오 간 복싱 대결을 흉내 낸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래리 호건 매릴랜드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시위는 우리 사회의 기본권인 만큼 평화 시위는 보장한다”며 “다만 타인의 재산을 파괴하거나 위협하는 행위는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레이의 아버지도 “평화 시위를 하지 않으려면 거리로 나오지 말라”며 과격 시위자들에게 진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볼티모어 시 당국이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연장, 상인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볼티모어 경찰은 “3일까지 시행 예정이었던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연장 한다”고 2일 밝혔다. 이에 상인들은 “통금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무시할 수 없다”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해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의를 위한 흑인 변호사들’의 말릭 샤바즈 회장도 “시민들은 재판을 기다리며 폭력 행위를 하지 않고 있다”며 “통금을 당장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릴랜드주가 3,000명의 주 방위군을 볼티모어에 투입한 대해서도 시위대는 “이곳이 누구의 거리냐. 우리의 거리를 우리가 걷는데 왜 방위군을 투입하느냐”며 방위군 철수를 주장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한 30대 흑인 여성은 “경찰의 인종차별 관행이 뿌리 뽑힐 때까지 시위에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표적인 온라인 기금모금 사이트 ‘고펀드미닷컴(GoFundMe.com)’이 이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볼티모어 경찰 6명을 위한 기금 모금을 거부,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고펀드미닷컴은 2일 볼티모어경찰 우애조합이 개설한 모금 페이지를 삭제했다. 닷컴측은 “이 페이지를 통해 모금된 기부금은 기소된 경찰들의 법정 비용을 충당하는데 사용될 것이 뻔하다”며 “우리 사이트가 중대한 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람들을 돕는 용도로 악용돼서는 안 된다”라고 페이지 삭제 이유를 설명했다. 고펀드미닷컴이 특정 모금 페이지를 차단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우애조합측은 그러나 “우리가 개설한 모금 페이지가 삭제됐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우애조합은 현재 트위터 계정을 통해 기금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12일 마약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된 그레이는 체포 현장에서 경찰서로 이동하는 압송차량 안에서 의식을 잃었다. 뒤늦게 척수 손상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았으나 일주일 뒤 숨졌다. 그레이 사망 사건으로 기소된 6명의 볼티모어 경관에 대한 법원 재판은 오는 27일 시작될 예정이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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