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미들턴 왕세손 부부 득녀
오빠 조지 왕자 이어 왕위 계승 4위
이름 엘리자베스·다이애나 등 거론
미들턴, 출산 10시간 만에
원피스에 하이힐 신고 대중 앞에
영국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 부부가 2일 둘째 아이를 출산하며 영국의 왕위 계승 서열이 재편됐다. 딸이 귀한 영국 왕실에서 25년 만에 태어난 공주로, 여성으로서는 왕위 계승 서열이 가장 높다.
미들턴 빈은 이날 오전 런던 세인트병원의 개인 전용 산부인과 시설인 린도 윙에서 3.71㎏ 딸을 낳았다. 공주는 할아버지 찰스 왕세자와 아버지 윌리엄 왕세손, 오빠 조지 왕자의 뒤를 이어 순식간에 서열 4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삼촌인 해리 왕자와 작은 할아버지인 앤드루 왕자는 각각 5, 6위로 밀려났고 찰스 왕세자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의 두 딸 베아트리스와 유지니 공주는 7, 8위까지 떨어졌다.
공주의 이름은 2, 3일 뒤 발표되나 후보로는 엘리자베스와 빅토리아, 다이애나와 왕실에서 즐겨 쓰는 앨리스, 샬럿 등이 꼽히고 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의 일요판 선데이타임스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12%가 할머니 이름인 다이애나를 지지했고, 앨리스와 샬럿이 9%로 뒤를 이었다.
미들턴 빈은 출산 후 불과 10시간 만에 노란 꽃무늬 원피스와 하이힐을 착용하고 병원을 나오는 건강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왕세손 부부는 병원 앞에서 기다리던 취재진과 팬들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지만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윌리엄 왕자는 앞서 아들 조지 왕자를 데리고 병원에 들어가면서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왕세손 부부는 출산을 돌봐준 병원 관계자와 호의를 보내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를 표했다고 왕세손 업무를 담당하는 켄싱턴 궁이 전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날 노스요크셔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서 분홍색 옷과 모자를 써 손녀의 탄생을 축하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토니 애벗 호주 총리 등도 왕세손 부부에 축하 인사를 전했다.
공주는 높은 왕실 순위를 차지하고는 있지만 2013년 태어난 오빠 조지 왕자가 있어 사실상 왕위를 이어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첫째가 일찍 사망하거나 스스로 지위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왕관을 물려 받기 힘들어 벌써부터 ‘여분의 계승자(spare to the heir)’라는 별명을 얻었다.
상대적으로 책임과 권한이 적은 둘째들은 의미 있는 공공의 역할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사례도 적잖다. 윌리엄 왕세손의 동생인 해리 왕자는 10대 때부터 대마초 흡연과 음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2004년에는 나치 복장을 하고 파티에 참석해 뭇매를 맞기도 했다. 찰스 동생 앤드루 왕자 역시 사라 퍼거슨과의 이혼, 유명인들과의 숱한 염문을 뿌리기도 했다.
반면 형의 사망으로 왕위를 물려 받은 조지 5세나, 형의 자진 퇴임으로 왕이 된 조지 6세 등 성공적인 차순위 계승자의 사례도 있다. 에드워드 8세가 이혼녀 월리스 심슨과 결혼하기 위해 왕좌에서 물러나면서 즉위한 조지 6세는 2차 세계대전 위기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해 영화 ‘킹스 스피치’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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