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히트송 ‘스탠드 바이 미’(Stand By Me)를 부른 미국의 R&B 가수 벤 E 킹(본명 벤저민 얼 킹)이 지난달 30일 뉴저지주 해컨색대학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76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뉴욕으로 이사한 그는 1958년 R&B 보컬 그룹 ‘드리프터스’(The Drifters)의 일원으로 데뷔했다. 드리프터스는 ‘데어 고우즈 마이 베이비’(There Goes My Baby) 등 여러 히트곡을 내놓으며 큰 인기를 얻었다.
멤버 가운데에도 따뜻한 미소와 정돈된 콧수염으로 인기를 끌던 킹은 팀 내 불화로 1960년대 초 드리프터스를 떠났다. 곧 이어 ‘스패니시 할렘’(Spanish Harlem)으로 홀로 서기에 성공한 후 ‘스탠드 바이 미’로 미국 팝송사에 굵은 획을 그었다.
‘스탠드 바이 미’는 그가 옛 흑인 찬송가 ‘로드 스탠드 바이 미’를 바탕으로 성경 구절을 넣어 다른 작곡가 두 명과 함께 만든 노래다. 존 레넌, 스파이더 터너를 비롯해 여러 가수가 리메이크했으며 1980년대 로브 라이너 감독이 만든 동명의 영화에 삽입돼 인기를 끌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문화적ㆍ역사적ㆍ미학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노래”라며 미 의회도서관에 국가기록물로 등재됐다. 당시 의회도서관은 “이 노래를 클래식으로 만든 것은 킹의 강렬한 보컬”이라고 설명했다.
‘스탠드 바이 미’를 비롯해 킹은 1961~1975년 모두 6곡의 노래를 미국 빌보드 톱 40 안에 진입시켰다. 전성기를 지난 후에는 ‘벤 E 킹 스탠드 바이 미 재단’을 설립해 불우 청소년에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민간단체를 지원했다.
그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뒤 동료 R&B 가수인 게리 본즈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킹은 내가 50년간 알고 지내고 고맙게도 친구라고 부를 수 있었던 매우 다정하고 재능 많은 사람이었다”며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그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애도를 표시했다. 영화 ‘스탠드 바이 미’에 출연했던 제리 오코넬은 트위터에 “킹은 매우 훌륭하고 엄청나게 재능 있는 사람”이라고 추모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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