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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뭐하시노?' 무시 못할 루키들의 후광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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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뭐하시노?' 무시 못할 루키들의 후광효과

입력
2015.05.0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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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그 아버지 뭐하시노?'

영화 '친구'에서 등장해 유행어가 된 이 대사가 최근 새 아이돌 그룹에게 던지는 필수 질문으로 통하고 있다. 소속사가 어디고, 뒤에서 지원해 주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신인이라도 다른 계급장을 달고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신인 마케팅에 있어서 '후광 효과'는 빼놓수 없는 필수 아이템이 됐다. 그만큼 데뷔 당사자보다 주변인들의 움직임이 더 바빠지고 있다.

◇ 브랜드의 힘으로~

적잖은 지지기반을 만들고 출발하려는 움직임은 큰 기획사의 신인 데뷔 공식이다. 단골 전략은 케이블 채널과 손잡고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비용이나 프로그램 흥행 측면에서 기획사가 일정한 규모 이상이 아니면 불가능한 전략 중 하나다.

지난해 YG엔터테인먼트는 연습생끼리 경쟁을 붙여 승리조를 위너로 데뷔시켰고, 올 초엔 남은 멤버를 중심으로 새 그룹 아이콘의 데뷔 일기를 내보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노 머시'를 통해 신인 그룹 멤버 선발 과정을 담아냈다. 최근엔 플레디스의 새 보이그룹 세븐틴이 데뷔를 앞두고 유사한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JYP엔터테인먼트의 새 걸그룹 프로젝트 '식스틴'도 준비 중이다.

'자매 그룹'이란 수식어도 빼놓을 수 없는 방식이다. 'SM루키즈'라는 이름으로 연습생들을 미리 공개하며 재미를 본 SM엔터테인먼트는 레드벨벳에게 에프엑스 이미지를 물려줬다. 올초 데뷔한 CLC는 같은 소속사인 포미닛의 여동생 그룹, 소나무는 시크릿의 여동생들로 통했다. 오마이걸과 러블리즈는 각각 B1A4와 인피니트를 '오빠 그룹'으로 부른다. 성공한 그룹들과 소속감을 강조하면서 그들이 쌓아온 인지도와 이미지를 연결시키고 있다.

◇ 신인 성적 맞아?

상황이 이렇다보니 '루키'의 개념이 사라졌다. 데뷔 무대를 펼치기 전부터 이미 방송을 통해 얼굴이 알려지면서 두터운 팬덤을 등에 업고 출발하게 됐다. 팬클럽 규모가 1~5만은 기본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해외로 잘 팔려 나가면서 등장과 동시에 한류스타로 떠오른다. 이등병 계급을 달자마자 떼고 웬만한 중견 그룹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는 셈이다.

이 같은 성과는 차트 순위로도 직결됐다. 위너는 데뷔앨범으로 음반차트 정상을 찍었고, '공허해' 음원은 실시간·일간·주간·월간 차트를 휩쓸었다. SM의 레드벨벳 역시 첫 앨범 '아이스크림'으로 국내 차트는 물론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 2위, 히트시커스 앨범 24위에 오르기도 했다. 몇년간 활동해도 오르기 힘든 고지를 거의 데뷔와 동시에 정복했다.

◇ 더 치열해진 '후광'전략

이같은 '후광효과' 전략이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JYP의 대표 박진영은 아예 두 팔을 걷어부쳤다. 새 걸그룹 트와이스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식스틴' 제작발표회 현장에 직접 나타나 핏줄을 세웠다. "누굴 뽑아야 할지 몰라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하소연하며 프로그램 취지를 알렸다. 원더걸스, 미쓰에이, 2PM 등을 발굴한 능력마저 이들에겐 버겁다고 말할 정도니 새 걸그룹에 대한 기대감은 자연스레 높아지고 있다.

새 보이그룹 몬스타 엑스를 데뷔시켜는 스타쉽 역시 소속 아티스트인 씨스타, 케이윌 등을 총동원 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FNC엔터테인먼트도 신예 밴드 엔플라잉에 씨엔블루, FT아일랜드, AOA 등과 한 식구라는 것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달 중순께 데뷔를 앞둔 그룹 로미오는 신생 기획사의 루키지만 SM에서 15년 넘게 몸 담았던 스태프들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한 가요관계자는 "사람들은 이제 생소한 사람, 회사가 만든 콘텐츠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믿음직한 제작자가 만든 새 그룹이란 공식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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