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성완종 의혹 추궁ㆍ사퇴 촉구
이 실장 "리스트 올랐다고 사표 못 내
혐의 나오면 그때 그만둘 용의 있어"
1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는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의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이 실장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관계를 집중 추궁하며 사퇴를 촉구하는 야당 의원들에 맞서 결백을 입증하느라 진땀을 뺐다.
이 실장은 인사말에서“진위 여부를 떠나 내 이름이 오르내리게 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후 ‘공정한 수사를 위해 (비서실장)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사퇴 공방에 “리스트에 올랐다고 사표를 내는 것은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필요하면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고 혐의가 나오면 (그때) 그만둘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성 전 회장과의 관계와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성 전 회장과의 관계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1985년 민정당 대표를 보좌할 때 성 전 회장을 알게 됐다”며 “오래 안 사이기 때문에 부탁도 해왔지만 금전이 왔다갔다하는 사이는 절대 아니었다"고 금품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국정원장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서울 도곡동 커피숍에서 성 전 회장을 만나 선거법 위반으로 걱정하는 얘기를 들었고 최근 경남기업 수사와 관련해 어려움을 호소했으나 수사에 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만 전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지난해 국정원장 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타워팰리스 구입자금 9억원’출처에 대한 공방도 벌어졌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해 청문회에서 타워팰리스 구입자금 9억원에 대해 ‘지인에게 빌렸으나 누군지는 밝힐 수 없다’라고 했는데 지금 (성완종 리스트에) 실장님 이름이 등장한다”고 추궁했다. 이에 이 실장은 “손아래 처남에게 빌린 돈”이라고 밝혔다.
성 전 회장으로부터 ‘한 푼도 받지 않았다’는 해명이 계속되자 이 실장이 과거 ‘차떼기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거론되기도 했다. 유대운 새정치연합 의원은“이 실장은 과거 정치자금 수수에 다리역할을 했다고 알려진 전과가 있기 때문에 ‘메모에 금액이 없어 안 받았다’는 것은 비상식적 해명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