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쉬운 수학' 시안 오늘 공개
문과 희망 학생은 미적분 안 배워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18학년도부터 고교 1학년 학생들은 기존 수학I과 수학Ⅱ가 합쳐진 ‘통합 수학’ 교과서로 공부하고, 주당 수업시간은 기존 5시간에서 4시간으로 줄어든다. 문ㆍ이과 통합교육과정 적용에 따라 수학 교육과정이 쉽게 바뀌는 것이다. 선택과목인 미적분I과 미적분Ⅱ도 통합돼 대학의 문과 계열 학과에 진학하려는 학생은 미적분 개념을 배우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기존 ‘기하와 벡터’ 과목은 ‘기하’로 과목명을 변경하고, 공간 벡터 등 어려운 내용은 삭제했다.
교육부와 한국창의재단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수학교육과정 시안을 1일 서울 건국대에서 열리는 ‘2015 개정 수학 교육과정 토론회’에서 공개한 뒤 의견 수렴을 거쳐 올해 9월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시안에 따르면 고교 수학의 선택 과목은 크게 ‘일반 선택’ 과목과 ‘진로 선택’ 과목으로 구분돼 학생들의 진로에 따라 선택과목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선택에는 ▦수학I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 통계 과목이 포함되고, 진로 선택에는 ▦기하 ▦실용수학 ▦경제수학 ▦수학과제탐구 과목이 마련될 예정이다. 실용수학과 경제수학은 수학 개념을 실제 금융, 경제 현상에 도입해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기 위해 신설됐다. 고교 2학년부터 배우는 수학I은 기존 수학Ⅱ의 지수와 로그 등이 포함되고, 새로운 수학Ⅱ는 기존 미적분I의 내용으로 구성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확률과 통계, 미적분 등 기존 선택 과목은 수능에서 관련 문제들이 출제되면서 이름만 선택일 뿐 사실상 필수 과목이었다”며 “수능 제도의 변경을 통해 실질적인 선택 과목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대학의 문과 계열 진학 희망 학생들은 미적분 개념을, 이과 계열 학과 진학 희망 학생들은 기하 개념을 배우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문과와 이과에서 가장 어려운 수학 개념이 빠지는 것이다.
중학생 경우 교육과정에서 교과서의 개념을 응용한 ‘활용 문제’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이는 활용 문제가 지나치게 어려워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키우고,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초등학교에서는 내용은 어렵지만 실생활 활용도가 떨어지는 아르(a), 헥타르(ha) 등의 개념을 더 이상 배우지 않게 된다. 학습량 경감을 위해 분수와 소수의 혼합계산 등도 사라질 전망이다.
이 같은 수학 교육과정 조정은 학생들이 배우는 수학이 지나치게 어려워 ‘수학포기자’를 양산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수학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전국 일반고의 48.1%는 1학년 학생들의 평균 점수가 50점 이하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질적인 학생 부담을 낮출 정도로 내용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돼 1일 열리는 토론회에서 날선 공방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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