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SK 내야수 박윤(27)은 프로야구 출범 첫 신인왕 출신 박종훈 고양 다이노스 본부장의 아들이다. 아버지처럼 타격 재능을 인정 받아 2007년 2차 5라운드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일찌감치 군 문제를 해결하고 1군 풀타임 선수를 꿈꿨지만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군 출전 횟수는 23경기에 그쳤다. 장타는 2루타 1개가 유일했다.
박윤은 지난 겨울 승부수를 던졌다.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벌크업'을 했다. 근육량을 늘려 몸무게 10㎏ 가량 불렸다. 올해 프로필에 등록된 신체 조건은 181㎝ㆍ99㎏. 벌크업 효과는 2군 17경기에서 두드러졌다. 19개의 안타 가운데 홈런 2개, 3루타 2개, 2루타 1개를 쳤다. 장타율은 4할8푼4리.
2군에서 타율 3할6리로 맹타를 휘둘렀던 박윤은 지난 29일 부진한 박정권 대신 1군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이튿날 인천 NC전에 7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박윤의 멀티히트는 지난해 6월7일 인천 롯데전(4타수 2안타) 이후 327일 만이다.
시즌 첫 경기부터 2안타로 팀에 활력을 불어 넣은 그는 벌크업 효과를 입증하는 한방을 날릴 일만 남았다. 박윤은 "스피드보다 파워를 키우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어 몸무게를 늘렸다"며 "팀 성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잘 나와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즌 첫 경기부터 멀티 히트를 친 소감은.
"퓨처스팀에 있을 때부터 기회를 만들려고 조급해하기 보다는 기회가 왔을 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보여주자'라고 되뇌어 왔던 것이 1군에 올라와서 어색함이나 부담감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팀 성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잘 나와 기분이 좋다."
-327일 만의 멀티 히트다.
"어떤 것이든 전부 오랜 만에 나오는 기록이다.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
-안타가 빨리 나와 마음이 편해졌을 텐데.
"첫 타석부터 안타가 나와 도움이 됐고 자신감도 생겼다."
-체중을 10㎏이나 불렸다고 하는데.
"빼는 것은 어려워도 찌우는 것은 쉽다(웃음). 스피드를 키우는 것보다 파워를 늘리는 게 나한테 더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몸무게를 늘렸다."
-1군에 올라와 아버지(박종훈 고양 다이노스 본부장)를 만날 일이 줄어 들은 것 같다.
"아버지나 저나 좋은 일이다. 1군에서 활약해 아버지를 많이 안 뵀으면 좋겠다(웃음). 아버지도 이해해주실 것이다."
-올 시즌 목표는.
"30홈런 같은 수치를 말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계속 1군에 남아 오래 뛰고 싶은 마음뿐이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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