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나미입니다. 혈육과 고향을 찾아주세요” 1943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대만과 싱가포르를 전전하다 캄보디아의 시골 마을에서 잊혀져 가던 훈 할머니가 97년 한국일보의 특종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삐뚤빼뚤 손글씨를 들고 54년 만에 취재진을 따라 고향 땅을 밟은 할머니는 유전자 감식을 통해 가혈육을 만나게 됐고 본래 이름 ‘이남이’도 되찾았다. 이듬해 조국의 품으로 영구 귀국한 할머니는 아픔을 딛고 제2의 인생을 꿈꿨지만 반세기를 다른 인생으로 살다가 새로운 생활에 정착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경북 경산의 조카 집에서 머물던 할머니는 그 해 9월 캄보디아로 되돌아갔고 2001년 병을 앓다가 77세의 나이로 이국 땅에서 숨을 거뒀다. 1998년 5월 1일 훈 할머니가 조국을 찾아 김포공항을 통해 영구 귀국하고 있다.
손용석 멀티미디어부장 stones@hk.co.kr 사진 최흥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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