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례문 지붕에 잠든 용, 빛으로 궁궐 벽 수놓는다
잠들었던 조선 왕궁이 깨어난다. 서울 경복궁의 정문 광화문과 왕이 집무를 보는 근정전 사이 흥례문(興禮門)이 6대의 프로젝터를 통해 빛을 받아 형형색색 옷을 갈아입는다. 5월 1일 오후 8시 흥례문 광장에서 열리는 전야제 미디어 파사드 ‘궁, 빛으로 태어나다’ 이후 제1회 궁중문화축전이 열린다.
전야제 ‘좋은 날’은 궁중문화축전이 무사히 열리길 기원하는 소리굿 명인 이광수의 ‘비나리’로 시작한다. 이어 조선 시대로부터 소환된 여령(女?ㆍ궁중무용을 담당하던 여성들)이 궁중무용 정재(呈才)를 선보이고 나면 흥례문 취두(鷲頭ㆍ기와지붕 꼭대기 좌우에 매달린 장식기와)에 잠들어 있던 용이 깨어난다. 깨어난 용은 닫혀 있던 흥례문을 열어젖힌다. 문 안에는 조선이 꿈꾸던 유교적 이상국가의 모습이 펼쳐진다. 영상이 끝나면 공연 참여자들이 화려한 빛을 띤 흥례문을 배경으로 다 같이 춤을 추는 것으로 전야제가 마무리된다.
2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되는 제1회 궁중문화축전은 서울시내 4대 궁궐과 종묘에서 일제히 일어나는 궁궐체험행사다. 경복궁에서는 5월 2일부터 왕의 수라상과 궁중 잔칫상을 담당하는 소주방(燒廚房)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3일에는 종묘에서 역대 왕과 왕비의 위패에 제사를 지내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종묘대제가 열리고, 5일 어린이날에는 창경궁이 ‘1750 시간여행 그 날’을 열어 조선 시대 궁궐 사람들의 생활상을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내부 자연 풍경이 수려한 창덕궁은 다양한 산책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후원 일대를 시민들의 독서공간으로 개방한다. 대한제국의 황궁이었던 덕수궁에서는 대한제국 시기 커피를 시음하는 노천카페가 행사 기간 내내 열린다. 행사 일정 및 참가 방법은 홈페이지(http://www.royalculturefestival.org)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인현우기자 inhyw@hk.co.kr
미디어파사드 ‘궁, 빛으로 태어나다’ 예고 링크
https://youtu.be/WDFyUOdnsX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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