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반입해 유통시킨 몽골인 등 적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생전 애용했고, 암 치료에 특효라고 소문 난 북한산 ‘금당2호’가 실은 마취제 성분인 프로카인이 주성분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금당2호는 수술 시 사용되는 마취제 프로카인으로 이뤄졌고, 인삼 추출액과 백금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프로카인은 의사 처방 없이 함부로 사용하면 쇼크나 중추신경계 이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시중에선 금당2호가 인삼추출액과 백금으로 만들어진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져 인터넷을 통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30일 허가 받지 않은 북한산 의약품을 밀반입해 판매한 혐의로 몽골인 알모(33ㆍ여)씨를 구속하고, 이를 도운 국내 목사, 선교사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밀반입한 의약품을 사들인 뒤 만병통치약으로 속여 한방 주사제로 투약하거나 판매한 우모(76)씨 등 2명도 함께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올 1월부터 4개월 동안 9차례에 걸쳐 북한산 의약품 금당2호 6,000여개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밀반입한 뒤 시중에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우씨 등은 폐암과 심장병 등을 앓고 있는 환자 250여명에게 금당2호가 개성인삼 추출액과 백금이 들어간 만병통치약이라고 속여 개당 1만원에 주사하는 등 지난 6년 동안 10억원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금당2호가 몽골뿐 아니라 중국 베트남, 러시아에서도 밀반입되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금당2호의 마취제가 주성분이다 보니 환자가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마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착각해 만병통치약으로 소문난 것”이라며 “북한 지도자들이 애용했다는 것도 광고를 위해 퍼뜨린 거짓 내용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전혜원기자 iamjhw@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