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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한 달' 새 사령탑 6명 중간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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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한 달' 새 사령탑 6명 중간 점검

입력
2015.04.3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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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지난달 28일 5개 구장에서 일제히 팡파르를 울린 2015 KBO리그가 '5월' 두 번째 라운드에 돌입한다. 올해는 '팀당 144경기+10구단'이라는 새로운 체제를 맞이해 팬들의 관심이 상당하다. 이승엽(삼성)의 통산 400홈런, 손승락(넥센)의 사상 첫 4년 연속 30세이브 달성 등 예상되는 대기록도 풍성하다. 바뀐 사령탑들의 초반 성적도 관심이다. 막내 kt를 포함해 10개 구단 중 6개팀 감독이 새로운 환경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새 감독들의 첫 인상을 29일 현재 순위 순으로 정리해 봤다.

◇김태형 두산 감독 "초구 베어스? 당연히 초구 쳐야죠"

김태형(48) 두산 감독은 이날 현재 1위에 올라있지만, 큰 의미는 두지 않는다. 시즌은 길고 변수는 언제든 튀어나온다는 판단에서다. "더 지켜봐야 한다. 다들 부상 선수들이 많다." 김 감독은 몇 차례나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자신의 야구 스타일을 밝히면서는 머뭇거리는 게 없다. 공격적인 야구, 적극적인 야구가 그의 입에서 늘 나오는 표현이다.

김 감독은 "찬스에서 주저하면 안 된다. 범타가 되더라도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공을 의미 없이 흘려 보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간 '초구 베어스' 이미지가 강한 팀 색깔에 대해서도 "노리는 공이 왔다면 당연히 초구를 쳐야 한다. 득점권에서 초구를 쳤다가 아웃 되면 비난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타자들이 부담도 갖겠지만 머뭇거리면 안 된다. 과감히 휘둘러야 한다. 타자는 투수와 적극적으로 붙어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일까. 두산 야구는 벌써부터 작년과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7회까지 뒤지던 경기에서 5승1무55패를 기록한 '잠실 곰'은 올 시즌 4월 한 달에만 벌써 4차례를 뒤집었다.

◇이종운 롯데 감독 "괜찮아, 다음 타석에서 치면 돼"

"운이 없었다. 다음 타석에선 안타 나올 거야." 요즘 롯데 더그아웃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종운(49) 롯데 감독은 타격을 마친 야수들에게 꼭 한 마디씩을 하고 있다. 홈런 친 타자가 '금의환향'했을 때, 역전 주자가 막 홈을 밟아 더그아웃으로 들어왔을 때만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선수가 맥 없이 삼진을 먹었거나 찬스에서 병살타를 쳤을 때 긍정적인 말들을 해주고 있다.

잘 나가던 외국인 타자 아두치가 타격 난조에 빠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감독은 스윙이 커진 기술적인 문제점을 알고 있지만, 선수에게 가타부타 말하지 않았다. 대신 "너는 홈런 타자가 아니다. 컨택트가 좋은 타자다"고 한 마디만 했다.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이후 아두치는 3~4경기 만에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덩달아 함께 침묵하던 손아섭도 최근 타격감을 회복하는 중이다. 불펜이 무너진 롯데는 공격 야구를 앞세워 개막 한 달간 선전했다.

◇김용희 SK 감독 "아픈 선수를 뛰게 할 수는 없다"

SK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은 24일 대전 한화전 이후 출장 소식이 없다. 오른 팔꿈치에 통증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최정이 없는 사이 SK는 한화에 3연패, 곧바로 NC에도 무릎을 꿇고 4연패에 빠졌다. 한 방을 쳐줄 타자의 존재가 절실한 요즘이다. 그러나 김용희(60) SK 감독은 서두르지 않는다. 그는 "행여 무리했다가 1, 2경기 쉬면 될 것을 더 길게 쉬어야 할 수도 있다. 아픈 선수를 뛰게 할 수는 없다"며 "아직 초반이다. 최종 순위가 결정 나는 시점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아울러 "선발 투수를 무리하게 끌고 가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역시 시즌을 길게 내다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성근 한화 감독 "선수들에게 힘이 느껴진다"

한화는 무려 6년 만에 4월 5할 승률에 성공했다. 2010년부터 악몽 같은 시즌 초반을 보내던 꼴찌 팀이 바뀐 사령탑과 함께 의미 있는 스타트를 끊었다. 최근 5년 간 한화의 4월 성적이 가장 좋았던 때는 지난해 8승14패(승률 0.364)다. 2009년 10승1무9패 이후 번번이 초반 기싸움에서부터 밀렸다.

김성근 감독이 확실히 선수단을 장악하며 끌고 나간 결과다. 그는 "선수들의 특성을 이제 좀 알겠다. 언제, 어떻게 선수를 기용해야 하는지도 알게 됐다"며 "선수들에게 힘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감독의 잦은 투수 교체로 혹사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이태양 윤규진이 부상으로 빠지고 FA(프리에이전트) 배영수 송은범이 제 몫을 못하는 가운데 기록한 지금의 성적은 놀랍다는 평가가 많다.

◇김기태 KIA 감독 "눈치 보지 말라고. 허허."

지난달 11일 포항에서 삼성과의 시범경기가 열리기 전이었다. 취재진과 한참 얘기를 나두던 김기태(46) KIA 감독은 몇몇 젊은 야수들이 예정된 훈련 시간보다 일찍 그라운드에 나와 쭈뼛쭈뼛거리자 "눈치보지 말고 먼저 캐치볼 해라. 그런 거 한다고 뭐라고 할 사람 없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아쉬운 플레이가 잇따라 나온 시범경기 막판과 시즌 초반에도 일단은 웃었다. 주축 야수들이 통째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마당에 경험 적은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다. 이 정도의 경기력을 어느 정도 예상한 탓도 있었다. 다행히 KIA 선수들은 눈치 보지 않고 초반을 잘 버텨내고 있다. 서재응, 이범호 등 베테랑들도 수장과 더불어 후배들을 잘 이끌고 있다. 김 감독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주축 투수들이 돌아온다. 그 때까지는 잘 버텨야 한다"고 했다.

◇조범현 kt 감독 "질책보다 격려를"

10구단 kt는 특정 팀 상대로 시즌 전패도 가능하다는 우려 섞인 전망을 받고 있다. 1982년 삼미가 OB에 16전 16패를 당했는데, 올해 kt의 전력도 타 구단에 비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다. 3명의 외국인 투수 가운데 제 역할을 하는 것은 옥스프링뿐이다. 타자 마르테는 불의의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조범현(55) kt 감독은 그러나 지금의 심각한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선수들에게 질책보다 격려를 해주시길 바란다. 지금은 하나씩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앞으로 몇 차례 승리를 따내면 팀 분위기가 180도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여전히 유효하다. kt 구단도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물색하기 위해 스카우트를 해외로 파견했다.

사진=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태형 이종운 김용희 조범현 김기태 김성근 감독.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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