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박석민
[대구=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삼성이 '제 모습'을 찾았다. 완벽한 투타 조화 속에 4연패를 끊어냈다.
29일 LG와 맞대결을 앞둔 삼성의 더그아웃 공기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전날(28일) 삼성은 9회초 LG에 역전을 허용하며 4-7로 패했다. 삼성의 올 시즌 첫 4연패였다. '낯선' 연패에 팀의 분위기도 확 꺾였다. 삼성 차우찬은 "우리 팀답지 않은 가라앉은 분위기가 나온다"며 한숨을 삼켰다. 무겁게 가라 앉은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건 승리 뿐이다. 연패 탈출을 향한 삼성 선수들의 의지는 그래서 더 뜨겁게 타올랐다.
삼성의 의지가 통했다. 삼성은 6-2로 승리하며 지난 24일 롯데전부터 이어져온 4연패를 벗어났다. 모처럼 '삼성다운' 깔끔한 경기를 펼쳤다. 투수들은 잘 던졌고, 타자들은 필요할 때마다 점수를 뽑아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외국인 투수 클로이드는 6⅓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3승째를 올렸다.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백정현과 심창민은 무실점으로 뒷문을 막아냈다.
타선에서는 홈런 2방이 터졌다. 상대 선발 루카스를 공략하며 초반부터 분위기를 끌고 왔다. 1-0으로 앞선 1회 2사 2루에서 박석민이 루카스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쏘아 올려 기선을 제압했다. 4-0으로 앞선 3회에는 무사 1루에서 외국인 타자 나바로가 루카스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시즌 10번째 홈런을 기록한 나바로는 홈런 단독 선두로 나섰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선수들이 투타에서 연패를 끊기 위해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였다"며 "초반에 박석민과 나바로의 홈런이 나온 게 결정적이었다"며 흐뭇해했다. 반면 LG는 루카스가 4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데다 타선이 좀처럼 터지지 않으면서 3연승을 마감했다.
광주에서는 김성근 한화 감독과 김기태 KIA 감독의 '사제 대결'이 펼쳐졌다. 두 사람은 1996년부터 1998년까지 쌍방울에서 감독과 제자로 함께 했다. 김성근 감독은 만년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한화의 지휘봉을 잡고 올 시즌 현장에 복귀해 '한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KIA 수장으로 올해 다시 감독직을 맡아 특유희 '형님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승부는 승부다. 스승과 제자의 정규시즌 첫 대결에서는 제자 김기태 감독이 웃었다. KIA는 0-3으로 뒤진 4회에만 한화 선발 탈보트에게 6안타를 몰아치며 대거 5득점해 경기를 뒤집었다. 한화는 5회 김회성이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추격의 고삐를 쥐었지만, KIA는 추격을 허락하지 않았다. KIA는 5-4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6회 안타 2개와 몸에 맞는 볼로 만들어진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한화는 위기를 막기 위해 유창식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KIA는 대타 이홍구가 좌월 만루포를 때려냈다. 대타 만루홈런은 올 시즌 첫 번째이자 통산 40번째다. 이홍구는 개인 첫 대타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하게 됐다. KIA는 9-4로 승리를 거뒀다. KIA 선발 험버는 5이닝 4실점을 기록했지만 타선의 지원 속에 시즌 2승(1패)째를 거뒀다.
한편 이날 열릴 예정이던 두산-kt(잠실), 넥센-롯데(목동), SK-NC(문학)의 경기는 우천 연기됐다.
대구=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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