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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당의 구태정치에 거듭 의문을 표한 재보선

입력
2015.04.2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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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당의 고정체질에 거듭 의문을 표시한 재보선

4ㆍ29 국회의원 재보선이 야당의 완패로 끝났다. 여당은 서울 관악을 등 3곳에서 이긴 반면 야당은 표밭인 광주 서을에서도 졌다. 세월호 참사 1년과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야당에 유리한 듯했던 선거 분위기는 신기루에 지나지 않았다. 그만큼 사회적 쟁점과 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정치권과 유권자의 시각이 달랐다.

이번 선거가 의외로 열기를 띠고, 야당이 예상 외의 고전을 겪은 끝에 참패하게 된 직접적 계기는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을에 야당을 탈당한 무소속 후보가 나서면서 벌어진 ‘야당 대결’이었다. 27년 간 야당이 장악한 관악을에서 정동영 전 의원이 정태호 새정치연합 후보의 표를 많이 갉아먹어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에 어부지리를 안겼다. 또 천정배 전 의원은 광주 서을에서 조영택 새정치연합 후보를 크게 따돌려 야당에 완패를 안겼다. 일방적 지지를 낙관, 지역민심과 동떨어진 후보를 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여야와 무소속이 3대0대1을 기록한 이번 선거 결과를 가지고도 정치권에 구체적 변화를 집어내어 주문하기는 어렵다. 선거 규모가 워낙 작고, 투표율도 높지 않았다. 36.0%의 투표율은 지난해 7ㆍ30 재보선(32.9%)보다는 높지만 재작년 4ㆍ24 재보선(41.3%)보다 한참 낮았다. 그만큼 고정표의 영향력이 컸다. 그래도 이번 선거에서 민심 일부라도 읽는다면 정치권, 특히 야당의 변화가 핵심이다. 어제 재보선은 3개 지역에서 통합진보당 해산 및 의원직 박탈의 결과였다. 따라서 야권연대와 후보단일화 전략에 기대온 야당의 대응전략이 눈길을 끌었다. 그것이 완전히 실패했으니 문재인 대표 지도체제에 의문이 따를 수밖에 없다. 문 대표는 선거 초반 ‘경제정당론’으로 나름대로의 변화를 내세웠지만, 이내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편승한 ‘정권심판론’으로 갈아탔다. 스스로의 변화보다 해묵은 정부여당 비판에 의존하려던 전략의 전면적 패배다. 이런 착각과 실패를 바로잡기 위한 첫 걸음이 이른바 ‘우리당 체질’의 탈피일 것이다. 내년의 20대 총선과 내후년 대선에서의 승리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변화다.

정부여당은 대승을 거두었다고 환호할 것도 아니다. 투표율이 낮아 고정표, 특히 고령층의 표심이 선거 결과를 크게 좌우한 데다 네 곳만의 선거여서 전국적으로는 대다수 유권자의 뜻이 배제된 때문이다. 다만 웬만한 정치쟁점으로는 고령화에 병행한 보수화 경향을 되돌리기 어려운 정치현실을 거듭 확인했다는 점에서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이완구 총리의 사퇴로 놀란 가슴을 잠시 쓸어 내릴 수는 있겠다. 그래도 야당의 정치공세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국민에 약속한 정치개혁과 경제활성화에 진력하라는 메시지만은 제대로 읽어내길 바란다.

정권심판론 같은 큰 이야기가 유권자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점에서 국민 피부에 가 닿는 실용적 정책개발의 중요성을 여야 모두에 환기했다. 이런 요구에 부응하는 첩경이 선거 때문에 더욱 소홀했던 의정 활성화다. 그러자고 빈 자리를 메울 의원도 새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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