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동=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1할2푼5리에서 3할1푼8리로.
KBO리그 대표적인 '타격의 팀' 넥센 타선의 득점권 타율 변화다. 넥센은 시즌 초반 한화, NC를 차례로 만나 3경기(1승2패) 동안 좀처럼 적시타가 터지지 않아 고전했다. 이 기간 득점권 타율은 1할2푼5리로 10개 구단 꼴찌였고, 해적선에 올라탄 강정호(피츠버그)의 자리가 유난히 커 보였다.
그러나 29일 현재 득점권 타율은 3할1푼8리로 급상승했다. 이 부문 순위도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특히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가 전혀 제 몫을 못한 가운데 기록한 수치라 더욱 고무적이다. 야수들은 홈 경기 득점권에서 3할1푼9리, 원정 경기 득점권에서 3할1푼6리를 찍는 등 장소도 가리지 않는다. 넥센은 시즌 타율(0.288)보다 득점권 타율(0.318)이 3푼이나 높다.
타자별로는 새 얼굴들의 분전이 눈에 띈다. 박헌도는 득점권에서 17타수 9안타(2루타 3개) 타율 5할2푼9리에 9타점을 수확했다. 고종욱(10타수 4안타ㆍ0.400ㆍ5타점) 윤석민(14타수 5안타ㆍ0.357ㆍ10타점) 문우람(20타수 7안타ㆍ0.350ㆍ13타점) 김하성(25타수 8안타ㆍ0.320ㆍ12타점)도 찬스에서 강했다. 박병호 역시 27타수 9안타 타율 3할3푼3리에 2루타 2개, 홈런 1개, 13타점을 쓸어 담았다.
염경엽 넥섹 감독은 이날 롯데전이 우천 취소되고 취재진과 만나 "부상 선수들이 나오면서 나머지 선수들이 압박을 받았던 것 같다"고 초반 침묵을 진단했다. 그는 "kt에게 2패를 당했을 때도 이 같은 안 좋은 모습이 계속 나왔다"며 "미팅을 소집해 '눈치 보지 말고 야구해라'고 말해줬다. '야구장 나오는 게 즐거워야 하는데 요즘은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인다. 넥센다운 야구를 하자'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심재학 타격 코치도 비슷한 견해를 드러냈다. 심 코치는 "4월 초와 지금과 다른 점은 거의 없다. 서건창, 김민성 등이 갑작스러운 부상을 당해 팀 전체적으로 부담을 느낀 것 같다"며 "올해 캠프부터 주문한 것이 바로 '과감한 스윙'이다. 선수들에게 이 점을 잊지 말자고 당부했는데 다행히 최근 들어 적시타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심 코치는 그러나 "아직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27안타(7일 잠실 두산전)를 쳤다가도 노히트노런(9일 잠실 두산전)을 당하는 게 타격"이라며 "스프링캠프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 기량 발전에 힘쓴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어 고맙다. 선수들이 무엇을 노리든 지금처럼 적극적이고 과감한 스윙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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