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승소… 사측 "상고 하겠다"
2012년 공정방송을 내걸고 170일간 파업을 벌여 해고 징계를 받은 정용하 전 MBC 언론노조 위원장 등 6명이 해고무효소송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그러나 MBC는 상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복직은 여전히 순탄치 않다.
서울고등법원 제2민사부(부장판사 김대웅)는 29일 MBC에서 해고된 정 전 위원장, 강지웅 전 사무처장, 이용마 전 홍보국장, 박성호 전 MBC기자회장, 박성제 기자, 최승호 PD 등 6명과 정직처분을 받은 노조원 38명이 제기한 징계무효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MBC 노조가 방송 공정성 확보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이를 약속하지 않은 김재철 전 사장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며 “방송 제작이나 편성, 보도 등 구체적 업무 편성에 있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근로환경 등에 영향을 미쳤다면 쟁의행위에 나서는 것은 노동조합법에 합당하다”며 파업 목적의 정당성에 충족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1심 재판부가 “방송사 등 언론매체가 방송 공정성을 지킬 의무가 있다”며 이를 위한 “MBC 노조의 파업이 정당”했다고 인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날 판결을 지켜본 정 전 위원장은 “시종일관 재판부는 MBC 파업이 정당했다는 의미의 판결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고, 최승호 PD도 “단순히 MBC 노동조합원만을 위한 게 아니라 언론인 전체를 위한 판결로, 언론자유의 수준을 훨씬 높여준 역사적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MBC는 항소심의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상고할 방침이다. MBC는 “2012년 노조가 공정성 훼손이라고 주장하며 강행한 파업이 근로조건과는 무관한 정파적 목적에 따른 불법 파업이었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파업의 불법성에 대한 법원의 합리적 최종 판결을 기대”한다고 말해 끝내 해고자에 대한 복직을 외면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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