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김관정)는 금호석유화학 직원 김모(60)씨로부터 향응을 제공받고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일정표 등을 빼돌려 건넨 오모(37)씨를 배임수재 및 방실침입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운전기사인 김씨는 배임증재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실 및 비서실 보안 업무를 담당하던 오씨는 지난 2012년 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박삼구 회장의 일정 및 동향을 알려주는 대가로 김씨로부터 28회에 걸쳐 85만원 상당의 식사 및 술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는 2012년 12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총 56회에 걸쳐 회장비서실에 침입해 휴대폰 카메라 등을 이용해 촬영하거나 육안으로 확인한 내용을 김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故)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3남인 박삼구 회장과 4남인 박찬구 회장은 2009년부터 그룹 경영권을 놓고 서로 고소고발을 하며 ‘형제의 난’을 벌여왔다. 기소된 오씨와 김씨의 범행은 두 형제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진 시점에 불거진 것이라 ‘박찬구 회장 측이 김씨를 사주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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