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29일 외국인 7명을 포함한 8명의 마약사범에 대해 총살형을 집행하자 호주 정부가 인도네시아 주재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고, 브라질도 분노를 표현하는 등 국제적인 비난이 일고 있다. 사형된 외국인 중에는 호주인 2명과 브라질인 1명이 포함됐다.
이번에 사형에 처해진 호주 국적 마약사범 2명은 ‘발리 나인’ 일당의 주모자들로 ‘발리 나인’은 2005년 마약 밀매 사건으로 검거된 9명의 호주인들을 지칭한다. 이들은 8㎏의 헤로인을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호주로 운반하려다 실패했는데, 이번에 사형된 앤드루 찬과 뮤란 수크마란은 주모자로 당시 호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체포됐다.
인도네시아 무하맛 프라세티오 법무장관은 “사형은 유쾌한 일이 아니지만, 마약 범죄 근절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토니 애벗 호주 총리까지 인도네시아 정부에 이들에 대한 선처를 호소해 온 터라 호주 브라질 정부는 분노와 허탈함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애벗 총리는 사형집행 소식이 전해지자 “인도네시아의 주권을 존중하지만 이번 건에 대해서는 개탄을 금할 수 없으며 보통 일처럼 넘길 수도 없다”고 비난했다. 또 양국 관계에 “어두운 시기가 왔다”고 덧붙였다.
호주 의원들은 “권력 남용” “살인” 등의 강도 높은 표현을 동원해 인도네시아의 행위를 비난했다. 총리는 시신을 본국으로 호송하고, 인도네시아 주재 대사를 이번 주말 본국으로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은 자국이 인도네시아에 매년 제공하는 6억달러 규모의 원조를 중단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올 1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는 ‘마약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하며 “마약 밀수범들은 관용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분명한 선을 그은 바 있다.
박병준 인턴기자(서강대 정치외교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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