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저수지서 훈련중 초급장교 2명 물에 빠져 숨져
훈련장 구조장비·의무인력 없어 군 대처 '미흡'
광주의 한 저수지에서 훈련 중이던 군 장교 2명이 물에 빠진뒤 구조됐으나 숨졌다.
28일 오후 3시 30분께 광주 광산구 도덕동 지동저수지에서 훈련 중이던 이모(25)·고모(23) 소위가 물에 빠졌다.
이들은 전남 장성 상무대 육군보병학교 소속 초급 간부들로 다른 장교 3명과 함께 국지도발훈련 중이었다.
5명이 한 조를 이뤄 도하 훈련을 하다가 3명은 길이 70m, 수심 4m의 저수지를 헤엄쳐 건넜고 이들 장교 2명은 뒤이어 물을 건너다가 40m 지점에서 실종됐다.
이들은 당시 군복 차림이었고 구명동의는 착용하지 않았다.
지난 3월 임관한 이들은 초급 군사반에 속해 15주의 훈련 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는 수중 수색을 벌여 오후 4시 22분께 이 소위를, 오후 4시 40분께 고 소위를 구조했다.
의식 불명에 빠진 이들은 119구조대에 의해 전남 함평 육군통합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이날 오후 9시 10분 이 소위가, 오후 10시 15분 고 소위가 각각 사망 판정을 받았다.
군 당국은 교관과 동료 장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와 함께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군의 구조장비가 비치되지 않았고 의무인력도 상주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당시 이들이 소지한 K-1 총기 2정이 분실된 사실을 확인하고 잠수사를 투입, 수거할 계획이다.
육군보병학교 관계자는 "지상침투 훈련만 예정됐고 수중침투 훈련은 계획되지 않은 일이었다"며 "교육생들은 수중침투 훈련을 실시하지 않는데 단독으로 훈련이 이뤄진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중 수색을 할 수 있는 장비가 없어 소방에 구조를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며 "군 구급차와 의무병이 100m 떨어진 지점에 있었는데 소방당국이 이미 조치를 취하고 있어 투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전남 장성에 위치한 육군보병학교는 군기계화학교, 육군공병학교, 육군포병학교 등과 함께 상무대로 통칭되며 1948년 창설해 35만여 명의 장교와 부사관을 육성하는 대표적 군 교육기관이다.
10개 과정으로 나뉘어 1∼25주 기간에 연인원 5천명의 장교가 전투지휘, 국지도발 대비작전, 전술 이해 등의 교육을 받는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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