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기자] "시즌 중에도 모교에 한 번씩 찾아와 후배들 맛있는 걸 사주곤 했죠."
이종운 롯데 감독이 28일 목동 넥센전에 앞서 상대 선발 한현희를 칭찬했다. 이 감독은 "고등학교 때부터 본인이 다 알아서 하는 선수였다. 특별히 말해줄 게 없었다"며 "야구도 잘 했지만, 성격이 참 밝고 좋다. 부산에 오면 음료수를 돌리고 가곤 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2003년부터 2013년까지 경남고 감독을 역임했다. 이상화(롯데) 심창민(삼성) 한현희가 그의 제자들이다. 이 감독은 "삼성과 경기를 하면 (심)창민이가 매일 찾아와 인사를 한다. (한)현희도 시범경기 때 인사를 하더니 오늘도 왔다. (한)현희는 칭찬할 거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한현희가 롯데 더그아웃을 찾아왔다. 스승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서다. 한현희는 이 감독을 보자마자 "아두치 좀 빼주세요"라고 애교를 부렸다. 그러자 이 감독은 "아두치 빼면 우린 칠 애가 없다"고 맞받아쳤다. 다시 한 번 한현희가 목소리를 높였다. "안 빼주면 앞으로 경남고 안 갈 거예요." 이 감독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경기 전 화기애애 한 분위기와는 달리 승부의 세계에서 사제지간은 의미가 없었다. "프로에 제자가 어디 있습니까"라던 이 감독은 1-2로 뒤지던 4회초 1사 1ㆍ3루에서 9번 문규현에게 스퀴즈번트까지 지시하며 투수 흔들기에 나섰다. 한현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곧바로 손아섭에게 2타점짜리 2루타도 맞았다.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 투수는 됐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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