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교 통폐합 2018년 3월 개교
수영장ㆍ독도체험관 등 최신 시설
교육환경 획기적 개선 기대
울릉도 중학생들도 앞으로 3년 뒤면 같은 반 친구들과 축구 야구를 할 수 있게 된다. 경북도교육청이 2018년 3월까지 기존의 4개 중학교를 하나로 합쳐 기숙형 거점중학교로 육성키로 했다. 지금은 한 학년당 학생 수가 2명뿐인 경우도 있어 축구 등 단체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일부 과목은 1명의 선생이 복수의 학교를 돌아가며 가르치는 겸임교사인 경우도 많았다.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울릉군 관내 울릉, 울릉서, 울릉북, 우산중학교를 통합해 울릉읍 사동리에 전교생 180명, 10학급(특수 1학급 포함) 규모의 울릉중학교를 2018년 3월까지 문을 연다.
경북도의회 교육위원들은 최근 울릉도 현지의 학교신설예정지를 둘러보고 지역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신설 울릉중학교는 4만7,011㎡의 부지에 359억원을 들여 교실 20개와 기숙사 70실, 식당 2실, 체육관, 수영장, 독도교육 강화를 위한 독도체험관 등의 최신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집에서 다닐 학생들을 위해 별도의 통학차량도 운행할 계획이다. 울릉도는 면적이 72.56㎢ 정도이지만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 북면에서 울릉읍까지 통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다. 기숙사가 필요한 이유다.
기숙형 중학교가 생기면 학교시설 현대화는 물론 전공별 필요한 교사를 모두 확보할 수 있고 초빙교원제를 통한 우수교원 확보로 교육의 질적 향상이 기대된다. 수준별 수업이나 제대로 된 특기적성 교육이 원활해질 전망이다. 통폐합을 통해 막대한 인건비와 경상운영비 절감에 예상되며, 이 같은 예산을 교육환경 개선이나 학생들에 대해 재투자하면 육지학교 이상의 명문중학교 도약도 기대된다.
울릉도는 인구가 1만여 명밖에 되지 않고, 출산율 저하 등으로 학급별 학생이 너무 적어 효과적인 교육에 차질을 빚고 있다. 가장 큰 울릉중은 전교생이 5학급 90명, 우산중은 4학급 68명이다. 울릉 북중은 3학급 19명, 울릉서중은 3학급 12명뿐이다. 울릉서중이나 북중은 전교생이 다 나와도 편을 갈라 축구조차 할 수 없다.
전교생 12명의 울릉서중은 교장과 교과담당, 원어민교사와 겸임교사 2명 등 교직원이 16명으로 학생보다 4명이나 많다. 학생 1인당 교육비가 도시지역 10배가 넘을 정도이지만 학부모들의 교육만족도는 이에 미치지 못해 통폐합을 통한 거점중학교 육성은 지역 숙원사업이 됐다.
주민 배모(46)씨는 “4개나 되던 중학교가 하나로 합쳐지니 울릉읍을 제외한 다른 지역 면민들은 좀 섭섭할지 몰라도 우리 아이의 장래를 생각하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그 동안 육지 학생들에 비해 형편 없는 시설과 교육프로그램으로 불이익을 받아오던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와 함께 울릉지역 우수교원 확보를 위한 격오지(특수지역) 등급도 최고등급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행자부는 울릉도가 예전보다 교통ㆍ숙박 여건이 나아졌다며 울릉군 서면과 북면을 가 등급에서 나 등급으로, 울릉읍 지역은 나 등급에서 다 등급으로 한 등급씩 낮추려 했지만 지역사회와 정치권 등에서 부당성을 주장해 등급하락을 막아냈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기숙형 울릉중학교가 생기면 다양한 특기적성교육을 할 수 있어 학생들의 기초학력 향상과 사회성 함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 설계용역을 발주해 2018년 3월 개교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도 지난 24일 울릉중학교 설립부지의 현장을 둘러보고, 학생 수 변동 추이와 건축물의 친환경성, 유보지 활용 방안, 주변 환경 등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들과 논의했다.
김강석기자 kimksu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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