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평가 우수 등급만 공개
"소비자에 문제 회사 알려야" 지적
금융감독원이 기껏 금융회사 민원평가를 실시하고도 최고 등급만 공개한 채 낮은 등급 금융사들은 별도로 밝히지 않아 ‘반쪽 평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금감원은 “2014년 금융회사 민원발생평가 결과는 1등급(우수) 회사의 명단만 일괄 공개하고, 5등급(매우 미흡) 결과는 개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알릴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민원발생평가는 금감원이 처리한 민원 건수 등을 토대로 81개 금융회사의 민원처리 실적을 1~5등급으로 평가한 것이다.
지난해까지 금감원은 민원 5등급 금융사 명단을 매년 공개했다. 특히 작년 5등급 금융사 홈페이지에 ‘매우 미흡’이라는 평가결과가 적힌 ‘빨간 딱지’를 게재하도록 해 망신을 줬던 것에 비하면 정책을 180도 바꾼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5등급이라고 하면 고객들이 해당 금융사가 부실한 게 아니냐는 오해를 할 수 있다”라며 “결과는 공개하지 않지만 등급이 낮은 금융사에 대해 감독 및 검사를 보다 강력하게 실시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에서는 이런 접근방식 변화가 평가제도 기본 취지를 망각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잘하는 회사를 알리자는 게 아니라 문제가 많은 회사를 파악하고 소비자들이 조심하자는 게 평가의 목적”이라며 “감독당국이 숨기면 우리가 5등급 회사를 찾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금융회사 민원평가 결과 광주은행, 대구은행, 현대증권 등 15개 회사가 1등급 금융사로 지정됐다. 결과는 다음달 8일부터 해당 금융사 홈페이지 등에 게재된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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