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체포과정서 호흡곤란 등 고통 호소에도
적절한 의료조치 못받고 척추 부상으로 숨져
이번 볼티모어 폭동사태의 발단이 된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25)는 12일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 호흡곤란 등 고통을 호소했으나 적절한 의료조치를 받지 못하고 척추 부상으로 19일 사망했다.
22일 애틀랜틱에 따르면, 그레이는 단지 도망쳤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되었으며, 경찰은 “그레이가 체포에 저항하지 않았고, 우리도 폭력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장의 상황을 고스란히 담은 영상에는 당시 경찰이 그의 다리를 질질 끌며 차로 연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당시 그는 고통에 찬 신음을 흘리고 있었으며, 근처의 행인도 “당신들 그 사람 다리를 질질 끌고 있다, 멈춰라!”고 반복해서 외쳤다.
CNN은 24일 경찰이 잘못을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몸을 가누지 못하는 그레이를 차에 태우면서 몸을 고정해 주지 않았으며, 경찰서로 연행하는 과정에 2차례 정차하는 도중 밴의 바닥에 쓰러져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조치를 요구하는 그에게 그저 족쇄를 채우고 다시 자리에 앉혔을 뿐, 용의자 응급조치에 대한 내부 지침을 전혀 준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레이의 가족은 그가 사망 전 성대가 뭉개지고 목이 부러진 상태로 고통 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CNN은 척추전문의 소견을 받아 30~45일 후에 정확한 부검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흑인 용의자에 대한 미 경찰의 폭력치사 사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8월 퍼거슨 사태의 계기가 된 마이클 브라운(18) 사망 사건을 필두로 지난 4일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발생한 월터 스콧(50)에 대한 경찰의 ‘정조준 사격’ 영상이 공개되면서, 필요 이상의 총격(8발)을 가하는 경찰의 잔혹함이 인종을 초월한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게다가 당시 총격을 가한 경찰이 “테이저건을 빼앗아 달아났다”고 거짓 진술을 해 공권력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박병준 인턴기자(서강대 정치외교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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