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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시 170억 들인 주차장 텅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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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시 170억 들인 주차장 텅텅

입력
2015.04.2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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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공원 258면 이용룰 고작 50%

인근에 아파트 단지·수리산역 근접

수요 엉터리 예측에 혈세 쏟아부어

경기 군포시가 173억원을 들여 지난 3월 문 연 산본동 양지공원 지하 공영주차장이 이용 차량이 없어 텅텅 비어 있다.
경기 군포시가 173억원을 들여 지난 3월 문 연 산본동 양지공원 지하 공영주차장이 이용 차량이 없어 텅텅 비어 있다.

지난 24일 오후 경기 군포시 산본동 양지공원 지하 공영주차장(8,417㎡)엔 빈 자리가 많았다. 주차 가능대수가 258면이나 되고 이용료도 30분당 500원으로 상가밀집 지역에 비해 저렴하지만, 주차된 차량은 40여 대에 불과했다. 주변이 아파트단지로 둘러 쌓여 수요가 없는데다 수리산 등산객들도 인근 4호선 전철(수리산역)을 이용해 도보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 탓이라는 게 주민들의 전언이다.

한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김모(53)씨는 “각 단지마다 주차장이 있는데 주민들이 돈 내고 주차장을 이용할 일이 뭐가 있느냐”며 “음식점도 많지 않아 이 일대는 차량 혼잡지역이 아니다”고 말했다.

군포시는 애초 이런 우려가 있었지만, 무려 173억원을 들여 주차장 건설을 강행했다. 한해 가용재원 610억원(올해 본 예산 기준)의 3분의 1에 달하는 돈을 쏟아 부은 것이다.

28일 군포시에 따르면 지난 3월 이 주차장이 개장한 이래 월 정기권(3만원) 이용자는 120여명에 불과한 상태이며, 평일 시간제로 이용하는 차량도 고작 20여대에 머물고 있다. 정기권 등을 합해도 주차장 이용률이 50% 안팎에 그치는 셈이다.

경기도 역시 감사를 통해 “주차장 건설이 부적절했다”며 시에 주의를 주고 관련 공무원 2명을 ‘훈계’조치했다. 도는 “수요가 집중되는 구도심 위주로 주차장을 공급하는 게 바람직한데도 사업타당성이 없는 양지공원 공영주차장 건설을 무리하게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군포시는 이런 지적에도 아랑곳 않고 또다시 경제성이 부족한 주차장 건설을 또 다시 추진하고 있다. 부곡동 군포첨단산업단지 인근 근린공원 내에 150억원을 들여 면적 1만928㎡, 340면 규모의 지하 공영주차장을 2016년까지 짓겠다는 구상이다.

이 주차장을 계획하면서 시가 전문기관에 의뢰해 진행한 수요예측조사에서는 비용편익비(B/C)가 0.1(1.0 이상이면 경제성 있다고 봄)에 불과했다. 경기도도 “해당 계획을 취소 또는 합리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시정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군포시는 공영주차장을 기반시설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며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군포시 관계자는 “투자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주민 편의를 위한 기반시설을 짓지 않을 수 없다”며 “변동의 여지가 없지는 않지만, 군포첨단산업단지 준공 일정에 맞춰 주차장을 건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재정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의 이 같은 낭비성, 선심성 사업에 대해 제동을 걸 수 있는 내ㆍ외부의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임성일 선임연구위원은 “무엇보다 내부통제의 유일한 견제장치인 의회가 제 기능을 해야 한다”며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투자심의위원회에도 책임성과 독립성을 가질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 위원은 “민형사상 문제가 개입되지 않으면 재정집행 분야는 정책결정권자의 도의적 책임으로 국한되는 모호성이 있는 만큼, 주민의 감시와 심판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글ㆍ사진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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