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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 父가 본 서울, 건축학도 子가 본 파리

입력
2015.04.2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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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복ㆍ대인씨 나란히 책 출간

서울의 풍경과 파리의 에펠탑을 주제로 나란히 책을 펴낸 사회학자 정수복(오른쪽)씨와 건축학도 아들 대인씨가 28일 책 출간기념회를 열고 있다. 문학동네 제공
서울의 풍경과 파리의 에펠탑을 주제로 나란히 책을 펴낸 사회학자 정수복(오른쪽)씨와 건축학도 아들 대인씨가 28일 책 출간기념회를 열고 있다. 문학동네 제공

‘걷는 사회학자’ 정수복씨가 건축학도 아들 대인씨와 나란히 도시에 관한 책을 냈다. 10년 만에 파리에서 돌아온 아버지는 ‘도시를 걷는 사회학자’(문학동네)에서 서울의 이채로운 풍경을 기록했고, 파리에서 건축학을 공부 중인 아들은 ‘논란의 건축 낭만의 건축’(문학동네)에서 랜드마크 증후군에 걸린 이 시대를 사유했다. 28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열린 출간기념회에서 정수복씨는 “부자가 함께 책을 출간함으로써 계승과 협력의 부자 관계를 실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정씨에겐 사회학자, 작가 외에 ‘산책자’라는 직함이 있다. 파리 산책을 통해 얻은 사유를 바탕으로 ‘파리를 생각한다’ ‘파리의 장소들’을 펴낸 그는 도시를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걷기를 제안했다. 이번에 출간한 책은 2002년 파리로 떠났다가 2012년 귀국한 정씨의 서울 산책기다. 파리 걷기에 이어 서울 걷기에 돌입한 그는 북촌, 서촌, 신촌, 삼청동, 인사동, 정동, 명동을 걸으며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기록하고 사진으로 찍었다.

10년 간의 부재로 이방인이 된 저자의 눈에 서울의 풍경은 새삼 이채롭다. 몰라보게 깨끗해진 공중화장실은 물론이고 여자 핸드백 들고 다니는 남자, 푸른색과 녹색으로 칠해진 버스, 대낮처럼 환한 밤거리가 모두 구경거리다. 정씨는 “파리는 낡았지만 걸으면서 생각하고 느끼기 좋은 곳인 반면 서울은 마음 먹고 걸어야 하는 도시”라며 “산책하며 부딪친 온갖 사소하고 하찮은 풍경들을 묘사함으로써 서울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삶을 다시 생각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들 대인씨는 전세계 건축가들이 한번쯤 겪었을 ‘에펠탑 콤플렉스’를 주목했다. 파리에서 태어나고 자라 파리-말라케국립건축대에서 마스터과정을 이수 중인 그에게 ‘에펠탑이 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가 되었는가’는 피할 수 없는 질문이었을 것이다. “파리에서 살던 집 근처에 에펠탑이 있었어요. 에펠탑에 대해 공부할수록 프랑스의 사회 및 역사와 밀접하게 닿아 있는 부분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책은 계획부터 완공, 현재에 이르기까지 126년의 시간을 따라가며 역사ㆍ정치ㆍ사회ㆍ예술의 다양한 측면에서 에펠탑을 해부한다. 논란의 건축물이 낭만의 건축물로 바뀌는 과정은 랜드마크에 집착하는 서울에게도 시사점을 던진다. 대인씨는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서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부자는 함께 책을 내려 했다. 하지만 대인씨가 인디밴드 활동을 하면서 중단됐다. 정씨는 “공저 계획은 아직 살아 있다”고 귀띔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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