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도 스포츠산업의 성장세는 꾸준하다. 미국 시장 조사기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012년 이미 세계 스포츠산업이 2015년까지 연평균 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늘날 스포츠산업의 위상은 대단하다. '스포츠의 나라' 미국의 경우 지난해 시장 규모가 4,220억 달러(약 460조원)로 평가됐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4%에 해당한다. 미국이 자랑하는 자동차 산업의 2배, 영화산업의 7배다.
● 고부가가치 창출ㆍ관련 산업 파급효과도 커
선진국들이 스포츠산업을 주목하는 이유는 부가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올해미국 미식축구리그(NFL)의 슈퍼볼에서는 30초짜리 광고료가 평균 450만달러(약 49억원)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내년 중계권료는 51억 3,600만파운드(약 8조6,900억원)에 달하고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구단의 브랜드 가치는 8억9,600만달러(약 3,949억원)에 이른다. 웬만한 기업의 매출을 능가하는 스포츠스타가 즐비하고,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금액으로 환산 할 수 없는 경제적 효과를 거두는 글로벌 기업들도 다수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스포츠산업의 부가가치유발계수(0.791)는 전체산업(0.687)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산업은 다양한 분야와 융ㆍ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 개척이 용이하다. 나이키가 애플과 함께 '나이키플러스를' 출시한 2011년 이용자는 55% 증가했고 매출이 150% 늘었다. 나이키 러닝화 매출도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산업이 경제 불황의 위기를 돌파할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확한 기록계측과 생생한 경기를 보기 위한 욕구는 전기전자, IT(정보통신), 방송 등의 분야에 걸쳐 신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새로운 가치 창출 가능성을 높인다.
● 성장잠재력 무한ㆍ기업의 적극적이 지원이 원동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스포츠산업은 걸음마 단계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한국스포츠산업 시장 규모는 약 40조8,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85%에 해당한다. 비율로 치면 미국과 비슷하지만 실상은 큰 차이가 있다. 용품, 시설, 서비스업 등에서 세계수준과 격차를 보이는데다 용품만해도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업체들이 국내 시장의 70%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스포츠를 즐기는 대상, 건강을 위한 수단으로 여긴 탓이다. 올림픽이나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스포츠의 산업적 측면을 간과했다. 당장에 이들을 따라잡기는 힘들겠지만, 시도는 꼭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거꾸로 말하면 국내 스포츠산업의 성장잠재력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그러나 여건은 열악하다. 산업 성장을 이끌 사업체들이 영세하다. 문체부는 2013년 스포츠산업 실태 조사에서 사업체의 영세성이 스포츠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업체가 기술개발이나 연구개발은 물론 판로개척을 위한 해외마케팅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이나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포츠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관련 산업이 살아난다. 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한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는 결국 기업 이익으로 돌아온다.
문체부가 2013년 5년에 걸쳐 2,740억원을 투자해 스포츠산업 육성을 시작한 것으로 고무적이다. 최근에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한국스포츠개발원을 통해 스포츠산업 연구를 위해 13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2018년까지 국내 스포츠산업 시장 규모가 58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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